오세훈 서울시장이 육군사관학교 홍범도 장군 동상 이전과 관련해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는 그분들의 장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16일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형석 의원(광주 북구을)이 동상 이전에 대한 입장을 묻자 "그분의 독립운동가로서 일생을 사셨던 부분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이 "이종찬 광복회장, 정무위 국감에서 독립기념관장이 밝힌 의견에 동의하냐"고 물을 때도 오 시장은 "그렇다"고 답변했다. 이 의원이 언급한 두 사람 모두 동상을 현 위치에서 옮기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오 시장은 "위치 이전이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누구나 공훈과 실수, 죄과가 있다는 게 보편적인데 굳이 단점에 촛점 맞춰서 부각하는 것보다는 장점을 부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 시장의 발언은 지난달 논란이 불거질 당시 "볼셰비즘을 신봉하고 동족을 향해서도 공산주의자가 아니면 적으로 돌렸다면 국군의 사표로 삼을 수는 없다"(이철규 전 사무총장), "육사와 홍범도 장군을 연계시키는 것 자체가 잘못"(신원식 국방장관)이라던 여권 주류의 기류와 어긋난다.
한편, 오 시장은 이태원 참사 유족들이 서울시청 앞에 설치한 분향소에 대해서는 1주기가 지난 후 적절한 시점에 철거할 방침을 시사했다.
오 시장은 "되도록 자진철거를 유도하겠지만 마냥 1년, 2년 있을 수는 없지 않냐"며 "그런 관점에서 적어도 참사 1주기까지는 시민들에게 양해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해식 의원(서울 강동을)이 "1년이 다 되도록 유족들을 만나지 않지 않았냐? 실무자들에게 맡기지만 마라"고 하자 오 시장은 "진정성을 갖고 부단히 만남을 시도했으나 유가족의 단호한 입장은 대리인이 선정한 분 외에는 접촉 자체를 스스로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수도 없이 접촉을 시도한 점 만큼은 진실"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