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법정 공방 끝에 법원은 '벼를 갈아엎는 포클레인을 막았던 농민'들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해당 농민들은 "1심 법원의 판결을 받아 들일 수 없다"며 "즉각 항고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 2021년 7월 12일, 충남 당진시 우강면 삽교호 소들섬 인근의 한 논에서 한국전력은 철탑공사 등을 이유로 재배 중인 벼를 갈아엎는 일이 발생했다. 이를 본 지역 농민들은 중장비를 온몸으로 막았다.
지난해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은 농민들에게 '업무방해죄'로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내렸고, 농민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지난 2022년 3월 14일 첫 공판이 열렸고 1년 넘게 지루한 법정 공방이 이어졌다.
17일 오전 10시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108호 법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형사2단독)는 이들 농민들에게 업무방해죄로 1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선고에서 "피고인들은 공모한 사실이 없고 정당한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증거에 의해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피고인들이 방해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범행이 성립되지 않는다고는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세한 내용은 판결(문)을 확인하길 바란다. 피고인들에게 각각 벌금 100만원에 처한다"고 밝혔다.
당사자인 농민 A씨는 "업무 방해의 목적도 아니었고 사전 공모를 한 적도 없다. 1심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 즉각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민으로서 추수가 한 달 밖에 남지 않은 벼를 갈아엎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고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