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보강 : 10월 29일 오후 5시 20분]
윤석열 대통령이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유가족이 초청한 '시민추모대회' 대신, 서울시 성북구에 위치한 영암교회에서 열린 추도 예배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29일 추도사를 통해 "지난해 오늘은 제가 살면서 가장 큰 슬픔을 가진 날이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저와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말문을 뗐다.
그러면서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우리는 비통함을 안고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며 "불의의 사고로 떠나신 분들을 이분들이 사랑했던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에게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언급했다.
또 "이분들이 사랑했던 이 대한민국에서 국민들이 누구나 안전한 일상을 믿고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바로 그 책임"이라며 "반드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그분들의 희생을 헛되게 만들지 않겠다는 다짐"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지난 한 해 정부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안전한 대한민국'이란 목표를 위해 앞으로도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이날 예배에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의 거듭된 요청에도 끝내 이날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추모대회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 야당이 추모대회를 공동주최할 계획이었는데 대통령실은 이 대회가 "정치집회 성격이 짙다"고 판단했다.
이후 민주당이 공동주최에서 빠졌고, 유가족들의 참석 요구가 잇따랐지만 윤 대통령의 '번복'은 없었다.
대통령실 "서울광장이든 성북동교회든 희생자 애도하는 마음은 다를 것 없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윤 대통령이 추모대회에 불참하고 교회 추도식에 참석한 이유에 대해 "이태원 사고현장이든 서울광장이든, 아니면 성북동 교회든 희생자를 추도하고 애도하는 마음은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추모대회 불참이 정치적 집회이기 때문이냐는 거듭된 질문에 이 관계자는 "오늘은 이태원 1주기여서 많은 국민들이 추도하고 애도하고 여기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말을 아끼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아울러, 대통령이 유가족을 직접 만나 위로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런 부분들은 앞으로 잘 한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날 추도식은 오전 예배를 마치고 일반 신도들이 빠진 상태에서 정부여당 인사들과 교회 장로들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했다. 이에 이 관계자는 "신도들과 함께하는 방안도 검토했는데, 그렇게 되면 경호나 이런 문제 때문에 신도들이 너무 불편해질 수 있기 때문에 교회 측과 상의해서 그러면 신도들이 돌아가시고 조용히 예배를 드리면 좋지 않겠느냐, 이렇게 서로 협의가 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