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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지속운영을 촉구하는 서사원 보육교사
 어린이집 지속운영을 촉구하는 서사원 보육교사
ⓒ 공공운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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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사회서비스원 파업이 장기화되는 모양새입니다. 공공운수노조 활동가인 저도 10월 30일 첫 파업부터 보육교사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서사원의 일방적인 어린이집 위수탁 해지 추진 방침 속에 보육교사들은 공공성과 노동권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습니다.

여러 노동조합이 노동자로서 권리주장을 위해 단체행동을 합니다. 서사원지부 역시 아이들을 돌보는 선생님이기 전에 노동자들입니다. 이들은 지금 정당한 쟁의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어린이집 위수탁 종료 문제와 보육교사들의 파업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저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고 계신 학부모님들을 독자로 생각하고 이야기를 써내려가고자 합니다. 다소 긴 글이지만 차분히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서울시는 "품질저하 없이 지속 운영될 것"이라 하지만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어린이집 위수탁 종료 추진 방침은 두 가지 쟁점이 있습니다. 하나는 보육교사 선생님들의 일터가 사라지는 문제고, 나머지 하나는 서사원의 서비스에 대한 문제입니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31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서사원이 수탁 운영하는 구립 어린이집은 국공립어린이집이며, 수탁자가 변경되더라도 보육서비스의 품질 저하 없이 지속 운영될 것임"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서사원도 지난 11월 6일 보도참고자료를 내면서 "영유아와 학부모는 기존과 다르지 않은 국공립어린이집 보육 서비스를 차질 없이 받을 수 있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꼭 알려드릴 것이 있습니다. 저는 송파든든어린이집 위수탁 해지 후 어떤 변화가 있을까 싶어 계속 모니터링을 해왔습니다. 기존 선생님들이 바뀐 것도 큰 변화겠지만 기존 서사원 서비스에 대한 내용 역시 눈여겨 봐야합니다.
 
송파구에서 필자에게 한 답변
 송파구에서 필자에게 한 답변
ⓒ 공공운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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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에 송파든든어린이집 위수탁 변경 후 변화에 대해 질의했습니다. 송파구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에서 송파든든어린이집을 대상으로 기지원한 2023년도 영유아 발달지원프로그램(영유아 안과검진, 유아 문화예술교육)은 9월 중 모두 완료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답변했습니다. 24년도에 대해서는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나 서사원은 품질저하 없이 지속운영 될 것이다, 보육서비스를 차질없이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송파구는 기존 서사원 서비스에 대해서 향후 "지원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답한 것입니다.

올 9월에 나온 '서울특별시 인재개발원 직장어린이집 민간위탁 동의안 검토보고' 내용을 보면 "민간위탁은 공적 영역에서의 공공성을 퇴색시키고 사용료 인상 추진을 통한 이용자부담 증가 및 공적인 사명감 부족 등의 단점 또한 있다고 할 것임"이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6개 밖에 없는 서사원 어린이집을 민간에 넘기는 것이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것일까요?

파업을 멈추는 것은 어린이집 지속운영 요구 포기하는 것

그 다음으로 가장 중요 서사원 보육교사들의 파업의 성격을 이야기해드리고자 합니다. 보육교사 선생님들의 파업은 나의 권리만 주장하는 파업이 아닙니다. 현재 보육교사 선생님들의 파업에 있어서 우리 노조는 공공성과 노동권을 함께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미 여러분들의 선생님(보육교사)들은 많은 임금손실을 안은 채 거리에서 어린이집 지속운영을 위해 목소리 내고 있습니다.
 
지난 7일 진행된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어린이집 지속운영 및 파업사태 해결촉구 기자회견. 노동자, 학부모, 정치인 모두 참여했다.
 지난 7일 진행된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어린이집 지속운영 및 파업사태 해결촉구 기자회견. 노동자, 학부모, 정치인 모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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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돌봄을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학부모, 노동자들의 여론은 서사원 어린이집 지속운영이며, 시민단체나 정치권도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7일에는 수많은 국회의원들의 공동주최로 서사원 어린이집 지속운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정치, 시정 등은 시민들의 요구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해야 합니다. 민의를 대변해야 합니다. 학부모, 노동자, 정치권 등 모두가 공공돌봄에 대해 같은 마음인데 오세훈 서울시와 지금 서울시의회, 서사원은 이런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공공돌봄에 대한 시민의 목소리가 정책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이 현실이 결국 오늘의 서사원 보육교사 파업 사태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보육교사 모두 임금손실을 각오하고 나선 파업은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이 파업은 어느덧 공공돌봄과 보육에 대해 우리 사회에 질문을 던지는 파업이 되고 있습니다.

만약 이 파업에서 보육교사들이 어린이집을 지속운영하라는 사회적 목소리, 노동자로서의 권리요구를 포기하고 일터로 돌아간다면 서울에 6개 밖에 없는 '좋은 어린이집'인 서사원의 공공어린이집 지속운영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서사원이 극적으로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결국 송파처럼 민간으로 아이들과 어린이집이 넘겨질 것이며, 서사원에서 일하는 보육교사들의 일터도 사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서사원 어린이집을 지킬 기회는 지금 밖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파업 나선 보육교사들에게 지지와 응원을
 
8일 기자회견 후 파업에 나선 보육교사들을 안아주는 공공운수노조 김영애 부위원장
 8일 기자회견 후 파업에 나선 보육교사들을 안아주는 공공운수노조 김영애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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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때문에 당장의 불편함도 있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학부모님들의 자녀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내 임금손실까지 각오하며 사회적 요구에 나선 선생님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린이집 지속운영에 대한 요구가 잘못되었나요? 오히려 아이들을 위한 더 나은 돌봄을 위해 거리로 나선 선생님들께 지지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서사원의 보육교사들이 파업을 하며 노동권 요구와 더불어서 공공성에 대해서도 목소리 냈기 때문에 지금 서사원을 중심으로 한 공공돌봄 이슈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학부모님들께 확실히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그냥 아무 것도 변하는 것도 없이 파업을 멈춘다면, 이제 더 이상 오세훈 서울시장이나 서사원에 서사원 어린이집 지켜달라는 이야기, 공공돌봄을 지켜내자는 이야기를 이렇게 파급력 있게 할 수 있는 단체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 보육교사들의 파업은 지금보다 훨씬 존중받아야 하고 지지받아야 합니다. 

만약 이 글을 읽으신다면 선생님께 응원 한마디 보내주신다면 힘이 될 것 입니다. "수고 많아요. 고맙고 감사해요"라고. 그리고 서울시와 서사원에게 서사원의 공공돌봄을 보장하라는 민원으로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태그:#어린이집,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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