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대학수학능력평가(아래 수능)가 실시되는 11월 16일 즈음에 맞춰 '비진학자의 가시화 주간'(11월 10일~16일) 행사가 열린다. 온 국민이 수능과 입시에만 관심을 쏟는 가운데 "입시경쟁중심 교육과 학력·학벌 차별사회를 바꾸자"는 외로운 외침이다.
행사를 주관하는 단체인 투명가방끈은 2011년에 설립됐다. 이른바 가방끈(학력·학벌)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자발적으로 수능을 포기하거나, 대학을 중퇴한 이들과 후원자 60여명이 모여 활동하고 있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비진학자의 가시화 주간'에서 이들은 사회복지사 등 국가자격증 시험의 불합리성을 지적할 계획이다.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대학졸업증이 필수이거나, 또는 대학졸업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것은 국가가 학벌사회를 조장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대학졸업자'로 응시제한하는 국가자격증 시험 자격조건 철폐 요구
이를 위해 현재 700여 가지의 국가자격증을 전수조사하고 분석하고 있다. 의사 또는 변호사 자격시험과 같이 전문지식 취득을 위한 특별한 양성과정이 필요한 경우는 제외된다. 그 외 단순히 시험에 응시하기 위한 조건으로 '대학졸업자'로만 응시자격을 제한하는 국가자격증 시험의 자격조건 철폐를 요구한다. 당초 16일 수능날에 맞춰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조사가 늦어지면서 12월 초에 발표할 예정이다.
또 입시와 교육에 관련된 실패의 경험수기 공모도 실시한다. 대학거부 선언자, 대학 비진학자, 그리고 여러 소수자가 입시와 경쟁에서 패배하고 실수한 경험담을 투명가방끈 홈페이지(www.hiddenbag.net)를 통해 16일까지 참여하면 된다.
이들은 또 서울지역의 수능시험장 10여 곳에 현수막을 게재한다. 단순히 수능과 입시에서의 성공을 기원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에 가지 않을 사람, 또는 수능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없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내용들이다. 마지막으로 16일 수능날 저녁 7시에는 합정역 부근에서 입시 위주 교육에서 자의 또는 타의로 밀려난 이들이 함께 모이는 '비진학자의 연대' 파티를 개최한다.
"용이 안 돼도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위해 비진학자 존재 드러낼 것"
투명가방끈 활동가 공현씨는 7일 교육언론[창]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학생들을 줄세우는 수능이라는 제도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어느 대학을 갔느냐, 그리고 대학에 갔느냐, 못 갔느냐에 따라 사회적 차별이 당연시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 2011년 서울대 3학년 재학 중 스스로 자퇴를 결정한 그는 "개천에서 용이 나는 사회가 아니라 용이 안 돼도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앞으로 투명가방끈과 비진학자 가시화 행사를 통해 교육과 사회의 변화를 요구하며, 비진학자의 존재를 사회에 드러내는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