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이 "찬성과 반대는 큰 의미가 없다. 서울시와 김포시의 시민이 결정해야 할 일"이라며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추진하는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논란에 거리를 뒀다. 국민의힘 일각에서 제기된 김해·양산시의 부산 편입 주장에는 "부산경남 행정통합이 먼저"라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김포-서울 편입' 갑론을박에 대한 박 시장 입장은?
박 시장은 9일 부산시 2024년도 예산안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김포-서울 편입을 둘러싼 찬반 입장 질문에 이같이 견해를 밝혔다. 지난 10월 30일 김기현 당 대표가 이른바 '메가 서울' 논란에 불을 지핀 이후 박 시장이 공개석상에서 이와 관련한 입장을 내놓은 건 10여 일만이다.
김포시를 서울특별시에 편입하겠다는 여당의 구상에 같은 당 소속 여러 단체장이 잇달아 반발에 나섰지만, 박 시장은 조건이 똑같지 않단 점을 들며 논란에서 한발 비켜섰다. 그는 "세계적 추세가 거점 도시를 메가시티로 만드는 방향이고, 옳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행정구역 개편이나 메가시티 문제는 지역마다 여건이 다르다"라고 했다.
특히 "오해가 있는 게 부산이 메가시티를 안 하고 있단 얘기는 잘못된 것"이라며 "이는 특별연합을 폐지한 것일 뿐 큰 틀에서는 메가시티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부울경 광역단체장들이 힘을 합친 초광역경제동맹을 통해 폐지된 특별연합의 추진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행정통합에 대해선 변함없는 지속 의사를 내비쳤다. 박 시장은 "부산경남이 하나 돼 경제연합을 만들고, 또 경제적인 상생관계, 통합적 지역 발전계획을 가져가는 걸 차질없이 진행하겠다"라고 의지를 내세웠다.
그러나 부산 남구갑 박수영 국회의원 등의 양산시와 김해시를 부산시에 편입해야 한단 주장에는 사실상 선을 그었다. 박 시장은 "지금은 부산경남 행정통합이 논의되고 있기 때문에 이게 우선이지 그 안에 있는 작은 도시와 광역 정부 간 통합을 끼워 넣으면 여러 가지 혼선이 생길 수 있다. 부울경의 상황은 서울과 다르며 이를 이해해달라"라고 말했다.
야당은 전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이기도 한 박 시장의 더 분명한 태도를 요구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하루 전 성명에서 "인천시장과 충남지사, 김해시장 등 국힘 단체장마저 반대를 분명히 하는데 부울경메가시티를 지지하고 필요성을 얘기한 박 시장은 왜 말이 없느냐"고 비판을 던졌다.
민주당 지역위원장은 박 시장의 기자회견이 열린 시각 부산시청 광장을 찾아 손팻말을 들기도 했다.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지낸 변성완 부산 북강서을지역위원장은 "국가균형발전을 앞장서 이끌어 갈 책임이 있는 박형준 시장은 지금 어디에 있느냐"며 "메가 서울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라"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