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를 위해 거리에서 대기해야 하는 이동노동자, 이들의 근로환경개선을 위해 전국에는 50여 개소의 이동노동자 쉼터가 운영되거나 조성 중에 있다. 이에 반해 충북 내에선 추진 중인 바가 없어 이동노동자들의 휴식권을 보장이 시급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9일 서비스연맹 대전세종충청지역본부와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충북지부는 청주시청 임시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리기사, 배달라이더, 택배기사 등 이동노동자들은 보도블록 위에 서서, 오토바이 시트나 운전석에서 폭염과 한파, 폭우를 견뎌야 한다"며 "청주시와 충북도는 이동노동자 쉼터를 설치해 이들의 쉴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동노동자란 대리운전기사, 배달라이더, 택배기사, 학습지교사, 보험모집인 등과 같이 직무의 특성상 업무장소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업무를 위해 이동하는 노동자를 말한다.
20인 이상 근로자가 일하는 모든 사업장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근로자를 위한 휴게시설 설치를 의무하고 있으나,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인 이동노동자들은 산업안전보건법상 상시근로자가 아닌 경우가 많아 쉴 권리를 보장받기 어렵다.
이에 청주시는 2021년 '청주시 이동노동자 복리 증진 조례'를 제정했다.
해당 조례에 따르면 청주시장은 ▲이동노동자가 근로기준법 상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아니하도록 노력하고 ▲이동노동자의 안전과 노동환경개선을 위한 지원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충북도는 2022년 노동정책 기본계획으로 이동노동자 24시간 쉼터 설치를 계획했다. 해당 계획에는 사업예산 30억 원(도비 15억 원, 시비 15억 원)을 들여 올해 12월까지 간이 이동노동자 쉼터 설치 및 시범운영을 추진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이들은 "전국 55개소, 많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쉼터가 충북에만 없다"며 "휴식을 취할만한 공간 대책도 없이 이동노동자는 열악한 상황 속에서 복지 사각 지대에 놓여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충북도는 청주시에 가서 얘기하라고 하고 청주시는 예산이 끝났으니 다음에 오라고 한다"며 "명확한 답변과 계획도 없이 서로 책임만 미루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이들 단체는 시장 면담을 지속 요청하고 규탄발언을 이어가는 등 충북도와 청주시에 구체적인 계획과 정책 추진을 촉구해나갈 계획이다.
한편, 고용정보연구원에서 수행한 '2022년 플랫폼종사자 규모와 근무실태' 결과에 따르면 플랫폼종사자는 지난해 기준 80만 명으로 배달·배송·운전 직종은 50만2000명에 달했다.
플랫폼이 거래를 조율하고, 대가나 보수를 중개하는 플랫폼 종사자 4명 중 3명은 배달·배송·운전 관련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