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민간인 대피를 위해 매일 4시간 인도주의적 교전 중지에 합의했다고 미국 백악관이 밝혔다.
AP통신, CNN방송 등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국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9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 민간인이 대피할 인도주의적 통로 2곳을 개방하고 매일 4시간씩 교전 중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무고한 민간인을 방패로 삼는 하마스와 싸우고 있다"라면서도 "이스라엘도 국제법을 지킬 의무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스라엘에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할 것을 촉구해 왔다"라며 "이 같은 교전 중지가 민간인이 안전한 지역에 도달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돕는 올바른 방향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인질 석방될 때까지 휴전 없어" 선 그어
커비 조정관은 이번 합의가 이뤄진 것에 대해 중재 역할을 맡은 카타르의 도움이 컸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카타르가 하마스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모든 인질이 석방될 수 있도록 모든 지역 파트너들과 계속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합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롯한 양국 정부 전반에 걸쳐 이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스라엘 측은 이번 교전 중지가 휴전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을 내고 "(하마스와의) 전투는 계속될 것"이라며 "인질 석방 없이 휴전은 없다"라고 못 박았다.
아울러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에서 남부로의 안전한 통행을 허용한다"라며 "가자지구 민간인이 남쪽으로 대피하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 고위 관리는 AP통신에 "지난 며칠간 가자지구 민간인들이 북부를 떠나 남부로 향하는 것은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대한 장악력을 잃고 있다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교전 중지, 생각보다 오래 걸려" 네타냐후에 불만?
바이든 대통령도 전면적인 휴전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에게 "그럴 가능성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사흘간의 인도주의적 교전 중지를 요구했다는 일부 매체의 보도와 관련해 "그렇다"라며 "나는 사흘보다 더 긴 교전 중지를 요청했다"라고 인정했다.
또한 네타냐후 총리에게 좌절감을 느꼈느냐는 질문에 "(이스라엘이 인도주의적 교전 중지 제안을 받아들이기까지) 내가 생각한 것보다는 좀 더 긴 시간이 걸렸다"라고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면서 미국인을 포함해 가자지구 내 인질 석방 가능성에 대해 "모든 인질이 풀려날 때까지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CNN방송은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약간의 의견 불일치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미군이 전날 이란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시리아 내 군사 시설을 폭격한 것과 관련해 앞으로 추가 폭격이 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만약 그렇게 해야 한다면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