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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부상을 입은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2023.11.12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부상을 입은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2023.11.12 ⓒ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외교관들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 <악시오스>는 13일(현지 시각)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대한 정책을 재평가하고, 휴전을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통렬한' 내부 문건을 입수해 보도했다.

미국의 한 하급 외교관(junior diplomat)의 제안으로 작성된 이 5페이지 분량의 서한은 미국 국무부와 국제개발처 소속 관리 100명이 서명했고, 지난 3일 국무부 정책실로 보내진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전쟁에 허위 정보 퍼뜨려"... 백악관, 논평 거부 

이 서한은 "백악관이 팔레스타인인의 생명을 분명하게 경시했고, 긴장 완화를 꺼리고 있다"라며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기 이전에도 전략적 예측이 무모할 정도로 부족했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해 '허위 정보'를 퍼뜨렸다며 10월 연설에서 하마스의 공격을 "순수한 악의 행위(act of sheer evil)"라고 규탄했고, 가자지구 보건부가 발표한 사망자 수를 "신뢰할 수 없다"라고 의심한 것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보복) 행동에 의문을 제기하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또한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의 모든 인질 석방을 지지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라고 적었다. 하마스가 납치해 간 인질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에 억류된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인도 함께 풀려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전력 공급을 차단하고 원조를 중단해 수십만 명의 난민을 만든 것은 국제법에 따라 전쟁 범죄 또는 반인도적 범죄를 구성한다"라고 주장했다.

국무부는 이와 관련해 "직원들이 보복에 대한 두려움 없이 정책에 대한 다른 의견을 직접 설명할 수 있는 절차가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라며 "모든 직원마다 서로 다른 신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기대하며 감사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추가적인 논평 요구에는 답하지 않았으며, 백악관도 별도의 논평 요구에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미국 국무부·국제개발처 직원 100명이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정책을 비판했다고 보도하는 <악시오스>
미국 국무부·국제개발처 직원 100명이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정책을 비판했다고 보도하는 <악시오스> ⓒ 악시오스
 
내부서도 불만... "이스라엘에 더 명확하게 말해야"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무차별 폭격과 지상 군사 작전으로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자 국제사회를 넘어 내부 여론까지 돌아서고 있다.

AP통신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전쟁 발발 직후 이스라엘에 대해 단호한 지지를 선언했으나, 그 지지는 전쟁의 복잡성과 끔찍한 인명 피해로 바뀌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전쟁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반이스라엘 감정이 고조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쟁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 벌어질 일들에 대한 결과를 만드는 미국의 능력에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미국 NBC 방송도 "바이든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그가 가진 모든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았다고 비판한다"라고 전했다.

민주당의 한 온건파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더 공격적이고 명확하게 말하는 것을 보고 싶다"라며 "(나뿐만 아니라) 미국의 온 국민이 보고 싶어 한다"라고 강조했다.

#바이든#미국#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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