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 효암고등학교가 10일 효암헌 체육관에서 '정책 아이디어 마켓'을 열었다. 학생들이 직접 지역사회를 탐색해 정책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프리마켓에서 1대 1로 정책을 제안하는, 형식의 틀을 깬 학생 중심 행사로 이목이 집중됐다.
효암고 2학년 학생들은 '민주시민' 교과 수업의 하나로, 양산시청소년회관과 함께 '정책 아이디어 마켓'을 운영했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의 '청소년 수련시설-학교 네트워킹 조성사업' 전국 규모 공모 일환으로, 최종 선정되면서 추진 동력을 얻었다.
정책 아이디어 마켓을 기획·운영한 강호진 교사는 "미래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은 주체적으로 사고하는 민주시민으로서, 다양한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는 연대의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며 "단순히 정책제안서를 만들어 발표하는 리포터 형식에서 벗어나, 아이디어를 직접 제안하고 현장에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면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지난 8월부터 4개월여간 정책 제안과 관련한 사례를 찾고, 해결방안을 도출해 정책제안서를 작성하는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왔다. 꼼꼼한 현장 답사와 인터뷰, 심층 분석을 더해 2학년 학생 238명이 30여개 정책 아이디어를 발굴했다. 그리고 각자 방식으로 정리한 정책 아이디어를 하드보드지에 담아 마켓에 참여, 부스를 찾는 사람들에게 정책을 설명하고 공감대를 얻는 시간을 마련했다.
특히, 이날 지역 정치인과 양산시청 공무원 등 정책입안자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판조·신재향·김석규·강태영·김혜림·이묘배 양산시의원을 비롯해 손용호 정의당 양산지역위원장, 권현우 전 위원장, 이은영 진보당 양산시위원회 공동위원장, 양산시 여성청소년과 공무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학생들 정책 아이디어를 직접 듣고 질의하며, 실제 정책에 반영할 방법을 함께 논의하기도 했다.
'스마트 쓰레기통'을 제안한 2학년 신유승 학생은 "우리 동네에서 부족하거나 개선돼야 할 점은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장 잘 알 수 있기에, 친구들 모두 앞다퉈 의견을 내면서 즐겁게 참여했다"며 "준비하면서 사람들이 우리 정책에 관심이 없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도 했는데, 친구들과 선생님은 물론 정치인분들도 적극적으로 들어주니 너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날 30개 아이디어를 대상으로 선호도 투표를 진행해 우수작 5개를 선정했다. '자동압출이 가능한 스마트한 쓰레기통 도입', '거치대 설치 등 전동킥보드 관리방안', '양산만의 특화된 도로조명 설치', '이웃 화합을 위한 대규모 축구 응원전 권장', '등교 시 버스 배차 간격 조정' 등이다.
양산시의회 의원연구단체 청소년정책발굴단 단장인 이묘배 의원은 "이날 행사를 통해 '환경'에 키워드를 맞춘 정책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을 보면서, 미래 세대들이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해결방안 찾기에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느꼈다"며 "아이디어 마켓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동료 의원들과 공유하는 것은 물론, 청소년정책발굴단의 청소년 친구들과도 함께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양산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