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통일의 시작점은 청소년입니다. 학교와 교실입니다. 충남의 학교와 교실에서는 분단의 선(線)을 넘어 남북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수업과 토론으로 만나고 있습니다. '2023 충남학교 통일교실'(오마이뉴스-충남도교육청 공동캠페인)로 평화통일 교육 현장을 들여다보았습니다.[기자말] |
대한민국 최초의 북한 이탈 청소년 대안교육시설은 어디일까. 지난 2003년 3월 개교한 '드림학교'다.
북한 이탈 학생들의 남한 생활 정착을 돕는 대안학교 역시 이곳, 드림학교다. 만 12세부터 25세의 무연고 북한이탈청소년을 대상으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 대안 위탁교육 과정(충남 소재 초중고 일반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중 드림학교에서 생활)을 운영한다.
2003년 개교, 한국 최초의 북한 이탈 청소년 대안교육시설
드림학교가 지난 9일 개교 20주년을 기념하는 드림예술제(제 19회)를 개최했다. 이성구 드림학교 이사장은 개교 당시를 잊지 못한다.
"2003년 봄학기에 학교를 열었습니다. 당시 북한에서 이탈한 사람들을 찾아 돕고 격려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이서 목사와 임향자 목사님을 만났는데 '북한이탈자들이 한국에 왔을 때 도울 수 있는 길을 여는 곳이 좋겠다'고 권유해 개교를 결심했습니다."
그동안 이 학교가 길러낸 졸업생만 127명이다. 이 이사장과 이영주 교장은 이들을 '통일 일꾼'이라고 부른다.
"(127명의) 통일 일꾼을 길러냈다는 자부심에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성구 이사장)
"통일 일꾼들이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이 대견하기만 합니다" (이영주 교장)
실제 졸업생들은 사회 각 분야에서 자부심을 품고 일하고 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사회 일원으로 잘 정착하게 된 배경에 드림학교가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드림학교는 내 집이고 고향"
동예렘씨(3회 졸업생)는 작가로 활동 중이다. 그는 드림학교를 "내 집이고 고향이었다"고 설명했다.
'드림학교는 OO이다'는 질문에 졸업생들이 가장 많은 답변은 동예렘씨처럼 '집', '고향'이었다. 또 '추억이 많은 곳', '2번째 집, '디딤돌', '새로운 출발점', '터전', '꿈의 시작', '가르침을 준 곳', '힘과 용기를 얻은 곳', '살아온 흔적이 있는 곳', '행복'이라고 응답했다.
학교가 꿈의 학교로 자리매김한 이면에는 교사들이 있었다. 간호사로 재직 중인 유 아무개 씨는 "드림학교 모든 선생님이 좋았다"며 "사회에 나와서 선생님들의 애정과 사랑이 얼마나 컸는지를 새삼 느끼고 있다"고 마음을 전했다.
5274명- 4383개- 584곳
드림학교 교직원들은 "학생들이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해 올곧게 성장한 데에는 많은 사람들의 후원이 있어 가능했다"며 공을 후원자들에게 돌렸다. 학교 측은 지난 20년 동안 드림학교를 후원한 개인은 5274명이고, 교회 4383개, 기관 584곳이라고 밝혔다.
개인 후원자 중 한 명인 황선희씨는 "학생들의 독서 수업을 후원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잘 적응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역할하고 있어 작은 지원이지만 보람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날 학생들이 준비한 20주년 맞이 예술제(학예 발표회)의 주제는 'first 20, next 20'이었다.
이영주 교장은 "그동안 20주년은 졸업생들이 가정을 이룬 부모로, 간호사로, 요리사로, 작가로 우리 사회에 잘 정착하는 것이었다면 향후 20년은 통일된 한국에서 활약할 학생들의 제2의 성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