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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천석 대한드론축구협회 서산유소년지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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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개념 스포츠인 '드론 축구'를 아시나요? 아직은 생경한 종목이지만 2016년 캠틱종합기술원과 전주시가 공동으로 개발하면서 대한드론축구협회가 설립됐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보급이 시작됐다.

탄소 소재 보호 장구에 둘러싸인 드론을 공 삼아 조종사 5명씩이 골대에 넣는 것으로, 골잡이 1명과 길잡이 및 길막이 4명이 진검승부를 가르는 신개념 스포츠다.

지난 22일 측량설계사 이천석 소장을 만난 것은 그가 운영하는 사무실이었다. 컴퓨터를 이용한 도면에서 눈길을 떼지 않던 그가 순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생기 가득한 미소로 반갑게 필자를 맞아주었다.

일에 파묻혀 지내는 것도 시간이 부족하건만 주민자치회 사무국장으로, 또 최근에는 대한드론축구협회 서산유소년지부장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한 일상을 보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 까 싶었다.

"드론축구를 알리는 책임자로 임명되었고, 불모지인 서산에서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드론축구를 알리려 하니까 어깨가 무겁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변화를 눈으로 보니 가슴이 뛰어서 어떻게 게을리 하겠습니까. 비록 늦게 시작했지만 서산에서 제2의 드론축구 열풍이 일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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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천석 서산유소년지부장이 임명장을 수령하고 있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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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쁜 일상에도 불구하고 서산유소년지부장을 맡으면서 2개월의 짧은 시간 안에 '제1회 충청남도 유소년 드론축구대회'에서 8강에 진출했다. 축하드린다. 드론 축구는 어떤 스포츠인지 궁금하다.
"먼저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린다. 서산에서도 소소하게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지부가 생긴 사례는 처음이다. 현재 국내에선 2000여 개 팀이 활동 중이고 해외로는 17개국에 진출해 있는 스포츠가 바로 드론축구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코딩과 창의력계발에 안성맞춤형인 미래형 e스포츠다.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으며, 특히 어르신들 치매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된다."

- 설계사 일을 하면서 드론축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20년째 측량설계를 하고 있다. 세월의 흐름에 측량기기도 많은 변화 있었다. 2020년 겨울쯤이다. 드론을 활용해 측량하고자 학원을 찾았고, 무인멀티콥터 1급(드론)자격증을 취득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드론 관련 기사를 많이 접하게 됐는데 그게 바로 드론축구였다. 매주 주말, 전주로 내려가 드론축구의 역사부터 미래 대한 전반적인 교육을 들으며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했다."

- 서산에서 드론축구 선수단 구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처음에는 자격증만 취득하면 우리 서산시에서도 바로 드론축구가 활성화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나의 지나친 착각이었다. 청소년들은 드론축구가 도대체 무엇인지 관심조차 없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나 또한 호기심에 알아봤고 전주까지 내려가 배우게 됐으니까. 그러나 당시 코로나로 인하여 학교로 찾아가 '드론축구란 바로 이런 것이야!'란 걸 알릴 수가 없었다.

마음만 꿀떡 같았지 어느새 2년의 세월이 지나버렸다. 그러던 차, 올해 부춘동 주민자치회 활동을 하게 됐다. 그러면서 서산시 평생교육과 서산교육지원청이 함께 진행하는 '행복마을학교'를 접했다. 2학기 때부터 생각만 하던 드론축구 프로그램을 관내 부춘중학교 아이들과 매주 월·수요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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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파이팅하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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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많이 달라졌다는데.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첫 수업에 들어갔는데 아이들의 모습은 무표정과 무관심이었다. 순간 '드론 축구를 알고나 있을까?' 아니 '드론에 대해 아나?'였다. 드론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드론을 배우면 어떤 직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지 등을 30분간 열강했다.

하지만 아이들의 표정은 갈수록 무표정. 심지어는 다른 곳을 바라보며 의미 없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안 되겠다 싶어 바로 실전으로, 윙윙 소리를 내는 드론축구 볼을 띄워 골대에 넣는 모습을 보여줬다. 멍하니 쳐다보던 아이들의 모습이 어느 순간부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기회가 좋았던 건 지난 10월 7일 '제1회 충청남도 유소년 드론축구대회'가 부여에서 있었다. 아이들에게 '우리 열심히 배워서 대회에 참가하자'라고 말했다. 그리고 두 달 연습, 그래봐야 겨우 10여 회 연습인데, 의외로 아이들이 먼저 '주말에도 연습하자'는 요청을 해왔다.

20여 팀이 참가했고, 열띤 경쟁 속에 우리 '부춘허니' 팀은 8강전까지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대회장으로 들어갈 땐 무표정, 나올 때는 행복했던 아이들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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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대회 참석 후 단체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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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대회 참가 후 아이들이 그렇게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처음 봤다. 너무 예쁘더라. 어느날 선생님께서 '드론축구 하기 전에는 가끔씩 학교도 결석하던 친구가 요즘은 매일 등교하고 밝아진 모습'이라고 했다. 특히 교우들과 드론축구라는 주제로 잘 어울리는 모습에 선생님 스스로도 놀라웠다고. 또 어느날은 한 친구가 다가오더니 "감독님~~선물요" 하면서 비스킷 한 봉지를 품에 안겨주었다. '아, 내가 참 잘했구나' 싶은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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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분춘중학교 "부춘허니팀"의 최경화 코치와 이천석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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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의 계획은?
"서산 관내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드론축구를 알리고자 지도자를 양성하려 한다. 현재는 4명 정도가 드론 축구지도자 수업을 받고 있다. 전북 전주에서 시작하여 전남, 경남. 경북, 충북, 경기, 서울, 강원 등에서는 유소년부와 일반부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충남에는 겨우 천안, 아산, 서산 1개 팀만이 활동하고 있어 안타깝다.

열심히 해서 초등, 중등, 일반부팀을 구성하여 전국대회에서 서산의 드론축구 위상을 떨치고 싶다. 아울러 '2025년 세계 드론축구 월드컵대회'가 열린다. 서산에서도 국가대표 1명쯤은 배출하고 싶은 소망이다.

참고로 지난 8월 교육부와 대한드론축구협회(KDSA)는 '늘봄학교 미래형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늘봄학교는 방과 후 프로그램을 내실화하고 돌봄의 질을 높이어 교육과 돌봄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현 정부의 대표적 교육정책이다. 바람이 있다면 이를 바탕으로 충남교육청과 서산교육지원청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드론축구 활성화에 앞장 서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드론 볼의 최고 시속은 자그마치 60㎞다. 빠른 속도를 가진 불꽃 튀는 승부를 펼치면서 남녀노소 모두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드론축구에 서산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

태그:#이천석대한드론축구협회서산유소년지부장, #부춘중학교드론축구팀, #서산부춘허니, #드론축구, #서산시드론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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