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수정 : 28일 오전 10시 24분]
경남교육청 감사관실이 '교장 갑질'을 제보한 교사를 오히려 정서적 아동학대 혐의로 수사의뢰해 교사들의 반발이 커진 사태에 대해, 박종훈 경남교육감이 "제보교사를 만나겠다"고 말했다. 박 교육감이 감사관실의 조사 결과를 다시 살펴보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27일 오전 9시 박 교육감은 경남교육청 실국과장이 참여한 월요회의에서 "양산의 한 학교에서 불거진 문제로 우리 교육공동체가 우려하고 있다. (교육감이) 그냥 바라만 봐서는 안 되는 지경에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제가 나서서 챙기는 것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박 교육감은 "처음 문제를 제기했던 선생님(제보교사)도 만나보고, 해당 부서 의견, 그리고 바깥에서 이 문제를 공정하게 바라보려고 애쓰는 사람들 이야기도 듣겠다"면서 "자칫 사람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도 들어서 서로의 다름도 인정하고 하는 그런 지혜가 지금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교육감은 "교육감은 마지막 보루다. 제가 나서서 잘못되면 그 다음이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본인이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김지성 전교조 경남지부 정책실장은 "교육감이 뒤늦게라도 직접 제보교사가 억울하게 수사의뢰된 문제를 다시 들여다보겠다고 하니 다행"이라면서 "그동안 신규교사가 받은 교장에 의한 갑질과 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도교육청으로부터 받은 큰 상처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신규교사의 피해중심으로 사안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앞서, 경남교육청 감사관실은 지난 17일 낸 보도자료에서 "피해(제보)교사가 '(교장으로부터 받은) 피해 사실을 학생들의 일기와 편지에 적도록 했다'는 정황이 접수되어, '교장이 학생들에게 정서적 아동학대를 하였다'는 주장과 함께 수사 의뢰를 하여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히 가려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감사관실이 오히려 교장 갑질을 신고한 교사를 수사의뢰하자,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 조합원을 비롯한 전국 교사들은 "교장의 갑질을 알리고 내부 고발한 공익제보자를 보호하기는커녕 되려 범죄의심자로 만들 수 있느냐? 엉터리로 조사한 감사관실 책임자를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교사들은 지난 23일 경남교사결의대회를 연 데 이어 오는 12월 2일에도 집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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