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도진도서관과 관동갤러리 도움 덕에 올여름 사진 전시회를 마치고 다시 사진집을 내게 되었습니다. 아들과 아내에게 아버지 얼굴을 보여줄 수 있어 좋았고, 옛 사진을 보고 즐거워하시는 어머님 모습을 보니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6남매 단톡방은 옛 사진을 소환해 가며 추억여행에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이런 좋은 경험을 더 많은 분이 갖게 되시길 바라며, 사랑하는 가족들과 좋은 추억, 예쁜 사진 많이 남기시기를 바랍니다." (수강생 김웅재)
"이번 '한일(韓日) 어머니 이야기'를 준비하면서 나의 슬픔도 기쁨도 다 알고 있는 인천(지역)과의 만남도 벌써 20여 년이 지났다는 것을 다시 실감했습니다. 그동안의 세월을 다시 돌아보면서 제대로 정리해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지만, 매우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화도진도서관 관계자분들, 류은규 교수님과 도다 관장님을 비롯하여 함께해 주신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수강생 야마다 다까꼬)
수강생들은 하나같이 지난 1년을 회상하며 '즐겁고, 행복했다'라고 했다. <사진으로 기록하는 아카이빙> 강좌는 지난 4월 14일부터 주 1회 모여, 사진 복원과 촬영 및 기억을 정리하고 전달하는 방법을 모두 10회에 걸쳐 익혀왔다.
인천시 동구에 있는 인천광역시 교육청 화도진도서관(관장 강신호, 아래 화도진도서관)에서는 <길 위의 인문학> 강좌로 '오래된 미래, 함께 만드는 새로운 과거'라는 주제의 강좌를 해왔다. 이 강좌에서는 개인 역사를 마을과 지역의 역사로 기록하고 수집하는 '내 인생 아카이브' 수업이 진행되었고, 인천시 중구에 살고 있는 사진가 류은규 씨와 작가 도다 이쿠코(인천관동갤러리 관장)씨가 강의를 맡았다.
디지털 작업을 통한 '보물찾기'
지난 봄에 시작된 강의는 여름인 6월 23일에 인천관동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그리고 그동안의 과정을 엮어서 <사진으로 기록하는 아카이빙>이라는 한 권의 멋진 책을 만들어 지난 27일 조촐한 출판 기념식을 가졌다.
저녁 4시부터 인천관동갤러리에서 열린 출판기념식 자리에는 수강생 강주희, 김웅재, 김현관, 민정숙, 야마다 다까꼬, 전경숙, 정순호, 최현건, 한재수씨 등이 참가했으며 화도진도서관에서는 정소영 팀장과 박종덕 사서가 축사로 이들의 결실을 축하했다. 이어 준비한 커다란 축하 케익을 자르며 수강생들은 동지로써의 끈끈한 우정을 나누었다.
이번 강좌를 맡았던 사진가 류은규·작가 도다 이쿠코 씨는 "본인이 별 의미 없다고 생각했던 사진이라도, 혹은 인화를 안 한 필름에도 중요한 정보가 숨어있을 수도 있다. 디지털 작업을 통한 '보물찾기'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순간이었다. 데이터화 한 사진은 이제 '사회성'을 갖는다"라며 "한 장의 사진이 역사 자료가 되고 다른 이들과 공유할 값어치를 지니게 된다. 이번 강의를 통한 수강생들의 작업은 화도진도서관 역사자료실의 데이터로 남겨진다. 이런 식으로 모이는 개인의 기억이 앞으로 인천 역사를 빛내는 소중한 자료가 될 가능성이 있음에 우리는 큰 보람을 느낀다"라고 했다.
달콤한 케이크를 나누며 수강생들은 "한 장의 사진이 지닌 무한한 힘을 새삼 느꼈다. 역사란 유식한 사람이 책상 위에서 써내려 가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개개인의 작고 소소한 일상 그 자체가 미래에 또 다른 생생한 역사가 된다는 사실을 체험한 강좌였다. 강좌 시작부터 수료 후 한 권의 책으로 펴내는 순간까지 세심한 배려와 도움으로 진정한 <길 위의 인문학>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준 화도진도서관 담당자들께 감사의 말을 드리고 싶다"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사실 오늘날 한국 사회에 널리 퍼져있는 '인문학' 강좌는 그 주제도 다양할뿐더러 내용도 천차만별이다. 특히 관 주도로 진행되는 강좌를 보면 통상 이름 알려진 명사 섭외에 혈안이 되어 있고, 그러한 일회성 강좌는 금세 열기가 식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일까? 근 1년에 걸친 하나의 강좌에 쏟은 화도진도서관의 정성과 노력, 무엇보다도 수강생들의 열정과 그들에게 '사진과 역사'를 강의한 두 분의 강사가 돋보였다. 이들이 삼위일체로 이뤄낸 <사진으로 기록하는 아카이빙> 책 출판 기념식은 필자에게도 매우 뜻깊게 다가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우리문화신문에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