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월호참사 10주기를 맞이하며 참사의 아픔을 간직한 안산시민들이 28일 오후 4시 16분 안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참사 10주기 안산위원회' 발족을 선언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4.16안산시민연대, 4.16재단을 비롯해 안산 지역 81개 단체가 참여한 세월호참사 10주기 안산위원회는 기자회견에 앞서 같은 날 오후 2시 4.16민주시민교육원에서 전체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 참가한 구성원들은 세월호참사 10주기 사업계획과 안산위원회 조직구성 안을 논의·의결한 뒤 노란우산을 들고 안산시청까지 행진했다.
김은호 세월호참사 10주기 안산위원회 공동위원장(4.16안산시민연대 공동대표)은 발족 기자회견에서 "이번 10주기에 4.16 세월호참사를 기억하는 시민들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주십시오. 별이 된 250명의 단원고 친구들을 기억해주시고, 그들이 10주기가 되어 안산을 찾을 때 온 안산시민들이 환대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며 호소했다.
이어 안산시장을 향해 "좀 더 안전한 안산이 되기를 바라신다면, 세월호참사 10주기를 안산시에서 지원하고 함께 해주십시오. 그리고 제정된 4.16조례에 따른 활동과 지원을 지속적으로 진행하십시오"라고 요청했다.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우리 아이들을 비롯해 304명이 왜 그렇게 죽어야 했는지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서 다시는 우리 같은 참사 피해자가 반복되지 않아야 한나고 생각해서 활동해왔다"며 "전국을 다니며 시민들을 만나고 10여 년을 싸웠지만 국가는 전혀 바뀌지 않았고 그 결과가 지난해 이태원참사, 올해 오송참사로 이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또 "세월호참사 피해가족들은 10주기 위원회 발족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길에 안산시민 여러분이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안산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을 대표해 발언에 나선 구희현 안산시민사회연대 공동대표는 "10주기를 앞두고도 우리 시민사회는 아이들과 부모님과 약속했던 생명안전공원, 진상규명 등 약속을 다하지 못해 반성하는 마음이다"라며 "우리가 항상 이야기해왔듯 기억하지 않으면 참사가 되풀이 된다.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는 10년을 약속하며 아이들 곁에, 부모님들 곁에 항상 함께 있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중학교 3학년이라고 소개한 이태은 청소년은 "(미국에서 벌어진) 9.11테러 이후 번화가였던 쌍둥이 빌딩 자리에 추모시설을 세워 시민들이 추모할 수 있도록 했는데, 반면 우리는 세월호참사를 계속 감추려고 하는 이 상황을 보면서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우리는 계속 기억하고 계속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세월호참사 10주기 안산위원회 발족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발족 선언문을 통해 "우리가 만들어갈 안산의 열 번째 봄은 끝나지 않은 진상규명의 새로운 길을 열고, 모두가 바라는 4.16생명안전공원을 시민과 함께 만들며, 10주기 이후 4.16의 희망과 길을 찾는 새로운 전환점을 찾아갈 것"이라고 활동의 방향을 설명했다. 또 "세월호참사를 함께 아파하며 함께 걸어 온 10년의 사람들을 위로하고 환대할 것, 기억과 약속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 시민 누구나 참여하여 함께 만들어가는 열 번째 봄을 준비할 것"이라며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세월호참사 10주기 안산위원회는 2024년 세월호참사 10주기를 맞이해 ▲ 진실마중 304km도보행진 ▲ 4.16기억전시 ▲ 10주기 기억식& 안산 기억문화제 ▲ 전국민주시민합창축전 ▲ 청소년 추모제 등 사업들을 진행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