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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플랫폼 '얼룩소'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력 사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성 내용이 담긴 글을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용자들은 '구독 취소', '계정 탈퇴'를 선언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미 유죄 판결이 확정된 사건에서 외려 미디어 플랫폼이 피해자에 대한 또 다른 가해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얼룩소는 지난 11일 오전 공식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에 "(이준석 대표가) 안희정 사건을 성희롱이 아닌 남녀 간의 연애로 이해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이준석 대표의 함의가 궁금합니다"라는 한 얼룩커(얼룩소 이용자)의 질문을 공유하며 투표를 독려하는 글을 올렸다.

해당 질문은 얼룩커가 인터뷰이에게 댓글을 남기면 그가 직접 답변을 해주는 얼룩소 자체 코너 '소셜인터뷰(참여형 인터뷰)'에 달린 것이었다. 얼룩소는 한 얼룩커가 안 전 지사 전 수행비서 문상철씨의 책 '몰락의 시간'을 읽은 뒤 이 전 대표에게 남긴 질문을 일부 가져와 엑스에 공유했다. 이 글은 23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12일 오전 11시 기준).

누리꾼들은 이 글을 엑스와 페이스북 등에 퍼나르며 "성폭력을 가십화한다", "삭제하고 사과해라", "구독 취소하고 탈퇴한다" 등 항의성 글을 잇달아 올렸다. 한 누리꾼은 "얼룩소의 의도와 목적은 중요하지 않다"며 "얼룩소는 위력에 의한 성폭력을 성희롱이라고 규정하고, 이준석을 끌어와 2차 가해에 동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미디어윤리특별위원장인 이설아씨는 11일 얼룩소에 '2차 가해성 SNS 게시에 항의하며 탈퇴합니다'라는 글을 작성한 이후 계정을 탈퇴했다. 이씨는 글에서 "재판에 의해 명명백백히 성폭행으로 밝혀진 사건을 연애 정도로 폄하하는 질문을 방치하다 못해 홍보하는 상황에 항의하는 뜻으로 계정 내 모든 글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평등한 공론장을 지향하겠다며 등장한 플랫폼이라 바람직하게 봤는데, 지금도 온라인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글을 이날(12일) 아침까지 그대로 두는 등 의도적으로 방치하며 조회수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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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전 지사는 수행비서 김지은씨에 대한 성폭력 혐의로 기소돼 2019년 9월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1심에서 무죄를 받았으나, 2019년 2심과 최종심에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으로 유죄가 확정됐다. 그는 2022년 8월 만기 출소했으나 향후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공직이나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이에 얼룩소가 유죄가 최종 확정된 사건을 두고 피해자를 의심하는 시선과 2차 가해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피해자 김씨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김두나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가해자가 징역을 마치고 나온 확정된 사안에 대해 의견을 다시 묻는 방식으로 질문을 선택해 올리는 것을 보면 성폭력 사안을 가십성으로 다루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며 "피해자에게 또 다른 2차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찬가지로 법률대리인단에서 김씨의 변호를 맡았던 서혜진 변호사는 "질문이라는 명분을 가지고 (사건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려는 목적이 다분해 보인다"며 "안희정 사건과 무관한 이준석이라는 반여성주의의 아이콘을 아무런 필터링 없이 끌고 들어온 데 대해서도 이용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봤다.

<오마이뉴스>는 12일 오전 얼룩소에 서면 질의서를 보냈지만, 이날 오후 2시 현재까지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