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사퇴 압박을 이기지 못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결국 임기 9개월 만에 당대표직 사퇴를 선언했다.
김 대표는 13일 페이스북에서 "저는 오늘부로 국민의힘 당대표직을 내려놓는다"며 "대한민국의 정상화와 국민의힘 나아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라는 막중한 사명감을 안고 진심을 다해 일했지만 그 사명을 완수하지 못하고 소임을 내려놓게 되어 송구한 마음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많은 분들께서 만류하셨지만,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국민의힘의 총선승리는 너무나 절박한 역사와 시대의 명령이기에 '행유부득 반구저기'의 심정으로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며 "우리 당이 지금 처한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은 당대표인 저의 몫이며 그에 따른 어떤 비판도 오롯이 저의 몫이다. 더이상 저의 거취 문제로 당이 분열되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준석 만나 비공개 회동, 거취 문제 논의... 불출마 언급은 없어
그러면서 "이제 총선이 불과 119일밖에 남지 않았다. 윤재옥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빠르게 안정시켜, 후안무치한 민주당이 다시 의회 권력을 잡는 비극이 재연되지 않도록 저의 견마지로를 다하겠다"며 "저도 이제 당원의 한사람으로서 우리 당의 안정과 총선승리를 위해 이바지하고자 한다"고 했다.
김 대표의 조기 사퇴 배경엔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가 있다. 김 대표는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내 쇄신을 목표로 '인요한 혁신위원회'를 띄웠다. 하지만 혁신위는 '빈손'으로 끝났고, 최근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서울 6석 확보'에 그친다는 내부 보고서가 공개된 뒤 당내 분열 조짐이 보였다. 게다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하면서, 김 대표는 당대표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며칠간 잠행을 이어오던 김 대표는 13일 오전 서울 모처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 비공개 회동을 가지며 거취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대표직을 유지하면서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진 김 대표는 전격적으로 당대표직 사퇴를 결단했다. 하지만 내년 총선 불출마와 관련해선 아직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