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입장에서는 죄송하다고 말씀드린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향해 재차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준석 전 대표는 21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무조건 이거는 제가 잘못한 것"이라며 "사과한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019년 바른미래당에서 안철수 의원과 한솥밥을 먹던 시절에도, 바른미래연구원 주관 청년정치학교 입학식 관련 뒤풀이 행사에서 안 의원을 향해 욕설을 했던 사실이 불거져 논란이 된 바 있다.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던 당시, 당 윤리위원회는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었던 이 전 대표에게 '직위해제' 징계를 내렸고, 이 전 대표는 '사석에서의 대화'였다고 반발하며 불이 붙었다(관련 기사:
"한국당 가라" 손학규에, 하태경 "문 대통령에 노골적 구애" https://omn.kr/1ldnl).
이준석 "안철수에게 죄송... 제 부주의이고 불찰"
발단은 그가 전날(20일) 출연한 JTBC 유튜브 프로그램 '장르만 여의도'였다.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달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하다가, 같은 식당의 가벽 너머 다른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던 안철수 의원 측과 간접적으로 벌어진 설화를 재차 언급했다(관련 기사 :
싸가지란 무엇인가... 안철수-이준석 '복국집 사태' 관전기 https://omn.kr/26ejh). 이 과정에서 그는 "(안철수 의원이 옆방에서) '이준석이가…' 이러는데 밥이 넘어가겠느냐"라며 "이 XX가"라고 발언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안철수 의원을 향해 "XX"라고 발언한 게 여러 언론에서 회자되자, 그는 20일 늦은 오후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다른 방송을 하다가 확인이 늦었다"라며 "안철수 의원과의 복국집에서 있었던 일화를 재현해서 현장 반응을 설명하다가 'XX'라는 표현이 들어갔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안철수 의원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라며 "제 부주의이고 불찰이다. 앞으로 더 조심히 방송에 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2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그는 "제가 그 방송하고 난 다음에 제작진도 그렇고 저도 인지를 못했다"라며 "대화가 빠르게 진행된 상황이었고, 원래 그다음에 에피소드 설명하는 과정에서 차라리 '이 XX, 저 XX' 이렇게 하는 건 모르겠는데 이렇게 하면서 하는 와중에 상대 진행자가 들어와가지고 발언이 끊긴 것이다, 중간에"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제가 다른 방송 가 있는 사이에 그게 논란이 돼서, (방송이) 끝나고 나서 제가 안철수 의원에게 페이스북에다가 '무조건 이거는 제가 잘못한 거 사과한다' 이렇게 남겼다"라고 말했다. "방송한 지가 12년인데 그냥 이건 제 입장에서 제 부주의고 불찰"이라며 "당연히 사과할 의향 있다"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저희가 아웅다웅 하면서 이렇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부적절한 표현까지 해서 그렇게 할(다툴) 생각은 없다"라며 "그래서 사과하고, 또 이런 부분 앞으로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방송의) 빠른 템포 속에서 제가 실수한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손수조 "넘어갈 문제 아니다... 뻔뻔함에 치가 떨린다"
안철수 의원의 입장은 21일 오전 현재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대신, 지난 제3차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안철수 당 대표 후보 캠프(170V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손수조 리더스클럽 대표가 반응했다.
손수조 대표는 이날 오전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XX 욕설은 뭐라 해명을 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라며 "방송에서 '주의를 하겠다'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평소의 그 생각과 그 말버릇으로 어떻게 정치를 하겠다고 국민 앞에 설 수 있나?"라며 "그래놓고 이재명 형수 욕설을 비난할 수 있나? 암컷 발언은?"이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왜 권력을 가진 자리에 있는 이들은 자기반성을 할 줄 모르고, 도대체 책임을 질 생각을 안 하는지 그 뻔뻔함에 치가 떨린다"라며 "순간만 모면하면 되고, 이슈는 이슈로 덮는다는 치졸한 정치적 술수로 늘 국민들의 눈과 귀를 속이며 여의도를 점령하고 있는 저들은 우리가 바보인 줄 아나?"라고 날을 세웠다.
손 대표는 "이준석은 책임지고 물러날 줄 알고, 반성하고 뉘우칠 줄 아는 정치인이 되어 훗날 다시 돌아와도 늦지 않다"라며 "그렇게 돌아오는 그를 많은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반길 것이다. 젊다는 무기는 그렇게 쓰는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