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권을 밑도는 추운 날씨 속에서도 미얀마(버마) 출신들이 고국 '민주주의'와 피란민 돕기를 위해 거리에 나섰다. 또 이들은 미얀마 군사쿠데타와 민주화 투쟁을 다룬 영화를 상영하고, 모금을 위한 음악회를 열고 있다.
24일 오후 김해 칠암문화센터 강당에서는 영화 <더 웨이(THE WAY)> 상영회가 열렸다. 부산과 김해 등지에 사는 미얀마 사람들이 모여 고국의 민주화를 염원하며 영화를 감상했다.
이 영화는 미얀마 출신의 유명한 가수인 린린(LYNN LYNN)이 음악감독을 맡은 작품이다. 현태 태국에서 주로 거주하며 활동하는 미얀마 출신 가수와 영화배우들이 출연했고, 노래를 부르며 미얀마의 민주화를 염원한 것이다.
린린 감독은 2015년 이후 한때 아웅산 수지 여사의 경호원 경호책임도 맡기도 했다. 현재 그는 태국에서 난민 신분으로 피난처를 찾고 있으며, 이 영화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상영되고 있다.
영화 상영에 앞서 참가자들은 '미얀마 봄혁명'을 위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영화 상영 이후 가수와 배우들은 줌 영상으로 관객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영화 상영 참가자들은 유명한 가수와 배우들의 사인이 된 기념물을 경매를 통해 판매하기도 했다. 앞서 부평과 대구에서도 같은 영화 상영회가 열리기도 했다.
앞서 부평, 대구에서 열린 연예인 사인 기념품 경매에는 기타 하나가 500만 원, 700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모인 기금은 피란민 돕기 등에 사용된다.
이날 김해 영화 상영회는 객석이 모두 찼다. 김해 상영회 뒤 기념물 경매에서는 기타가 2500만 원에 낙찰됐다.
같은 날 부평역 앞, 수원역 앞, 경북 구미에서도 피란민 돕기 거리 모금운동이 벌어졌다.
참가자들은 현재 미얀마 상황을 담은 사진을 담은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또 부평역 앞 모금활동 참가자들은 "미얀마 군부 타도, 우리 미얀마를 도와주십시오. 우리의 봉기를(는) 반드시 성공한다"라고 쓴 펼침막을 선보였다.
거리 모금활동에 나선 사람들은 미얀마 '봄 혁명'의 상징인 세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이날 늦은 오후 인천 부평구에 있는 한 미얀마 식당에서는 피란민 돕기를 위한 음악회가 열렸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미얀마 출신 가수 4명이 참여했다.
조모아 한국미얀마연대 대표는 "미얀마 국내에서는 쿠데타를 일으킨 군대와 소수민족 군대, 시민방위대 사이에서 계속해서 전투가 벌어지면서 피란민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라며 "멀리 타국인 한국에서 지내지만 많은 미얀마인들이 고국의 민주화를 염원하며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얀마에서는 2021년 2월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가 계속 집권하고, 시민들의 저항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