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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홍익표 원내대표.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홍익표 원내대표. ⓒ 남소연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와 여당의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 연장을 전제로 한 정책 발표를 두고 "우리 당 요구를 묵살했다"고 성토하면서도 '협상 결렬'까지 선언하진 않았다. 정의당과 노동계 등은 '개악 시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본청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이 사안과 관련해 "제가 이미 밝혔던 세 가지 조건이 하나도 충족이 안 됐다"며 "정부가 좀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관련기사 : 당정 중대재해법 유예 일방추진에 경고 날린 홍익표 https://omn.kr/26meq). 이어 이개호 정책위의장이 '세 가지 조건'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첫째, 지난 2년 유예기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고 고의적으로 해태한 것이 있는지 조사를 해서 있다면 관련자를 문책할 것. 둘째, 만약 법을 2년 동안 유예한다면 정부는 산업안전보건청 설립 등을 포함해서 향후 2년 간 산업현장 안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재정지원 방안을 가져올 것. 셋째, 2년 후에는 중대재해처벌법을 모든 기업에 적용하겠다는 경제단체의 확실한 약속을 가져올 것."

이 의장은 "어제 정부·여당은 중대재해처벌법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 (추가) 유예를 전제로 중대재해 취약 분야 기업 지원대책을 발표했다"며 "어제 당정의 발표는 우리 당의 세 가지 요구 자체를 묵살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의 시행을 3년 동안 간절히 바라온 노동자들에게 찬물을 끼얹었다"고 했다. 그는 "심지어 어제 발표한 대책은 기존 정부 정책을 짜깁기한 것에 불과하고, 2024년 예산안의 포장만 바꿔놓은 겉보기 정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장은 "지난 18일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 결정이 있었다"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큰 내홍을 겪고 있는 인권위마저 전원위 결정으로 내린 만큼 정부는 이 결정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대재해처벌법은 어떤 이윤과 가치보다도 안전을 최우선에 두자는 염원을 담은 법"이라며 "정부·여당은 민주당이 밝힌 논의 시작 전제의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오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등 농성 돌입... "민주당 분명한 입장 밝혀야"
 
 27일 국회에서 열린 중대재해 취약분야 지원대책 당정협의회 회의장 앞에서 고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 김미숙 씨 등이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팻말을 들고 있다. 2023.12.27
27일 국회에서 열린 중대재해 취약분야 지원대책 당정협의회 회의장 앞에서 고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 김미숙 씨 등이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팻말을 들고 있다. 2023.12.27 ⓒ 연합뉴스
 
정의당과 민주노총, 생명안전행동 등은 전날부터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처벌법 50인 미만 적용 유예 연장 반대 긴급 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전날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재해 감소보다 폐업으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며 적용 유예 필요성을 주장한 것을 두고 "정부의 역할을 빼놓고 이야기하는, 다소 평론가적인 태도"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또 "1조 2000억 규모의 예산을 들이겠으니까 일단 유예해달라는 말씀인데, 자세히 뜯어보면 지난 3년간도 관련 예산이 1조 1000~2000억 원이 계속됐다"며 "50인 미만(사업장)에 (적용을) 더 확대하려고 한다면 더 많은 액수를 증액했어야 되는데, 그럴 의도가 애초에 없는 예산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을 두고도 "정부 입장에 동조하지 않는 쪽으로 잡은 걸로 안다"면서도 "국회는 본의 아닌 거짓말이 많더라. 시시각각 정세가 바뀌니까"라며 경계했다.

배진교 원내대표 역시 당 비대위 회의에서 "당·정이 내놓은 중대재해 지원책은 기가 막히다"며 "여태 아무 것도 안 하더니 고작 전년도와 크게 다를 것 없는 재정 투입을 결정해 놓고 마치 노동자를 위한 대대적인 투자인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어 "집권당이 할 일은 눈 가리고 아웅이 아니라 일하는 시민들을 일상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할 능력이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민주당 역시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중대재해처벌법#산재#정의당#민주당#50인미만사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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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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