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구치소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사망한 수용자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유족을 대리하는 변호사들은 4일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의 고위험군 수용자에 대한 보호 의무를 위반해 수용자가 사망에 이르렀다"면서 "교정시설 과밀수용 방치, 유족의 알권리 침해, 일방적 화장 강요, 진상 은폐 행위 등으로 유족의 정신적 손해가 심각하다. 이에 응당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라고 소송 취지를 설명했다.
대리인단은 구체적인 판결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손해배상의 일부청구 범위를 3000만100원으로 설정했다. 3000만 원 이하는 소액사건으로 분류, 법원이 판결 이유를 밝히지 않아도 된다.
구치소 사망 사건의 피해자인 A씨는 입소 당시 고혈압, 당뇨 등 기저질환을 진단받은 상태에서 2020년 12월 25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12월 30일 형집행정지가 결정됐다. 그러나 법무부는 서울동부구치소가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됐다며 그를 외부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고 계속 수용했다. A씨는 수용 중 호흡곤란을 호소했지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2021년 1월 7일 의식, 호흡, 맥박이 없는 상태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 중 사망했다.
해당 사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는 2022년 3월 25일 "고령의 기저질환자인 A씨가 코로나19에 확진되었는데도 관련 지침에 따라 연계된 의료기관으로 이송하지 않았고 적절한 의료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동부구치소에 '기관경고' 조치를 내렸다. 그러면서 수용자에 대한 의료 관리 시스템 개선, 직원 대상 직무교육 등을 권고했다.
이날 A씨의 아들은 따로 준비한 호소문을 통해 "아버지의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양성 판정 12일 뒤에야 통보받고, 일방적 화장 절차로 시신도 육안으로 확인하지 못했다. 사건에 대한 어떠한 사과도 전해 듣지 못했다"며 "아버지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공정하고 투명한 조사를 요청드린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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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동부구치소 코로나19 집단감염 사망한 수용자 유족 호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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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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