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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일 영하권의 추위가 이어지고 있는 10일 오전 서울 종로의 한 이면도로가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다.
연일 영하권의 추위가 이어지고 있는 10일 오전 서울 종로의 한 이면도로가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다. ⓒ 연합뉴스
 
눈과 비가 많이 내리고 연일 동장군의 기세가 매서운 겨울입니다. 겨울은 여러가지 이유로 건강에 유의해야 하는 계절이지만 특히 빙판같은 미끄러운 길을 걷다가 넘어지면서 발생하는 낙상 골절을 조심하셔야 합니다.

낙상이란 내 의지와 무관하게 넘어져 뼈와 근육 등에 손상을 입는 사고를 말하는데 넘어질 때 운 좋게 바닥에 손을 짚으면서 가벼운 찰과상만 입고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뼈의 밀도가 낮은 골다공증 환자의 경우 넘어지게 되면 체중이 충격부위에 그대로 실리면서 손목 골절, 고관절(엉덩이와 허벅지의 연결부) 골절, 척추부위의 압박골절이 잘 발생합니다.

이처럼 골절의 위험이 높은 골다공증은 초고령화사회 진입을 앞두고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50세 이상 5명 중 1명(22.5%)은 골다공증을 앓고 있으며 특히 70세 이상 여성의 68.7% 에게 골다공증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골대사학회가 20년간의 검진 결과를 기반으로 '50세 이상 한국인의 골다공증 골절과 재골절 발생 현황'이라는 제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는데,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환자가 연평균 7.8%씩 증가해 지난해 약 43만 명이나 됐고 이는 20년 전 약 10만 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배 넘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또한 사망의 위험이 특히 높은 고관절 골절의 경우 1년 이내 사망률이 20%가 넘었고, 이 수치는 일평생 여성이 고관절 골절로 사망할 가능성이 유방암으로 사망할 가능성보다 높다는 것을 얘기합니다.

이렇게 골절로 인한 사망률을 높아지게 하는 골다공증에 대해 환자들이 잘 모르고 궁금해 하는 문제 중심으로 2회에 걸쳐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요즘 들어 허리와 무릎이 아픈데 골다공증인가요? 

골다공증이란 말그대로 '뼛속에 구멍이 많이 생긴다'는 뜻이며, 뼈의 양이 줄어들어 뼈가 얇아지고 약해져 잘 부러지는 질환을 의미합니다. 환자들 중에는 요즘 허리와 무릎이 아프다고 하면서 혹시 골다공증이 아니냐고 물어보시는 경우가 있는데 뼈가 아픈 것과 뼈가 약한 것은 다른 개념입니다. 즉, 골다공증은 뼈가 아픈 병이 아니라 뼈가 약한 병으로 부러지기 쉬운 즉 골절의 위험성이 높은 질병입니다.

하지만 낙상 직후 힘이 빠지고 극심한 통증이 있을 때는 골절이나 관절 주변의 조직손상 가능성이 있으므로 바로 응급실을 내원해야 하며 낙상 당시 심한 통증은 없었더라도 시간이 지나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키가 갑자기 줄어들면서 허리가 앞으로 휘어지는 증상이 있다면 척추 미세 골절을 의심하고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게 좋습니다.  

2. 골다공증은 여자만 걸리는 병 아닌가요?

결론적으로 여자가 더 잘 걸리기는 하지만 최근 들어 남자 환자도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뼈는 사춘기에 성인 골량의 90%가 형성되고, 35세부터 골량이 서서히 줄어드는데 여자는 50세 전후에 폐경을 경험하고 이후 3~5년 동안 급격한 골밀도의 소실이 일어나면서 골다공증으로 진행이 됩니다. 이에 반해 남자는 나이가 들면서 골감소가 서서히 진행이 돼 결국 노년에 골다공증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러한 남성 골다공증 환자는 지난 5년 새 16% 늘어 70살 이상 남성 5명 중 1명이 골다공증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관절 골절은 오히려 남성이 더 취약해, 1년 내 사망률이 21.5%에 이르는데 여성들은 골다공증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지만 남자들은 검사자체를 시행하는 빈도가 낮고 관리가 거의 되고 있지 않아 한 번 골절이 됐을 때, 특히 고관절 골절이 됐을 때 1년 내 사망률이 여성들의 1.5~2배 정도로 높아지게 됩니다. 따라서 남자들도 나이가 들면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골다공증 검사를 받아 골절을 예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3. 골다공증은 도대체 왜 걸리나요?

골다공증의 원인에는 가장 대표적으로 폐경과 노화가 있고, 유전적 요인, 칼슘 흡수 장애 및 비타민D 결핍, 복용 약물, 동반 질환(만성질환, 우울증, 류마티스 관절염등), 흡연과 알코올등이 골다공증과 연관이 있다고 밝혀져 있습니다.

가장 흔한 원인의 하나인 폐경은 골밀도를 유지해 주는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 호르몬을 감소시키고 이로 인해 뼈가 급격히 약해지게 됩니다.

요즘 비타민 D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데 비타민D는 장에서 칼슘의 섭취를 증가시키고 신장에서 칼슘의 배출을 감소시켜 체내 칼슘을 보존하고 뼈 분해를 막아서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피부, 간, 신장에서 만들어지는 활성 비타민 D가 감소하고 특히 겨울에는 일광 노출이 충분하지 않아 비타민D가 더욱더 낮아져 골다공증에 걸리게 되는 것입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라면 더 주의가 필요한데 김진우 노원 을지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당뇨 환자는 대부분 영양공급이 불균형하고 운동량이 적어 골다공증 위험이 높고, 고혈압 다른 질환과 복합적으로 골다공증에 영향을 준다"며 "평소 심장질환, 내분비질환 등 각종 기저질환이 있는 골다공증 환자는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자료사진
자료사진 ⓒ 연합뉴스
 
4. 골다공증은 어떻게 검사하나요?

골밀도 검사 방법은 영어약자로 DEXA(이중에너지 X선 흡수계측법, Dual Energy X-ray Absorptiometry) 검사, 초음파 검사, 정량 전산화단층촬영술(Quantitative CT)를 이용한 검사가 있는데 DEXA 검사가 대부분의 의원이나 병원에서 이용되는 표준화된 방법으로 보통 기구에 누워서 시행하며 5-10분 정도면 검사가 가능합니다.

초음파의 경우 기계의 이동이 쉽기 때문에 보통 선별검사에 많이 쓰이지만, DEXA에 의한 결과와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많아 선호되지 않고 있고 정량 전산화단층촬영술의 경우 요추, 팔뚝(상완), 정강이뼈를 측정하는데, 3차원적으로 재구성해 실제 밀도를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방사선 노출량이 많아 허리나 대퇴골 수술이나 시술로 DEXA 검사가 어려운 환자외에는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골다공증 검사는 65세 이상 모두와 골다공증 환자에게 건강보험 적용 가능하며 1년(365일)마다 재검사를 할 수 있습니다.

5. 골다공증 검사를 했더니 T 점수(T-Score) 라는 말을 들었는데 무슨 의미인가요?

T-점수는 골다공증 진단에 기준이 되는 점수입니다. 골밀도의 정도는 같은 인종, 같은 성(性)별의 젊은 사람의 평균 골밀도에서 위, 아래 표준편차를 나타내는 T값으로 표시하며(즉 음수는 평균이하임을 나타냅니다), 수치가 클수록 골다공증이 심하다고 볼 수 있는데 T 점수가 -1 이상이면 정상, -1∼-2.5점 사이면 골감소증, 수치가 –2.5점 이하일 경우 골다공증으로 분류합니다. 이렇게 T 점수 -2.5 이하로 나와 골다공증으로 진단이 되면 건강 보험으로 약과 주사 처방을 받을 수 있습니다.

6. 낙상을 피하려면 겨울에는 무조건 집에서만 지내야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김동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어르신들이 낙상에 막연한 두려움으로 '가만히 집에 있어야겠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관절 상태가 더 나빠져 낙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면서 "조금씩 자주 일어나서 움직이는 활동을 해야 근육과 뼈 건강에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가슴과 등을 펴는 스트레칭을 수시로 하는 한편 무리한 운동은 피하고, 바닥에 '양반다리'로 앉는 것처럼 근육과 관절에 무리를 주는 자세는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하였습니다.

2부에서는 골다공증 치료와 예후, 예방법, 특히 치과치료시에 주의할 점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다치고 나서 후회하는 '소읽고 외양간을 고치는' 과오를 범하지 마시고 지금이라도 검사하셔서 슬기로운 겨울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화성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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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 주변에 피는 꽃, 화성시민신문 http://www.hspublic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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