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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 유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제3국으로 강제 이주시키자는 이스라엘 지도부의 주장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안보리 회원국들은 12일(현지시각) 유엔 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내몰고 유대인 정착촌을 만들려는 시도를 단호히 반대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앞서 이스라엘 극우파 장관들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을 다른 지역으로 강제 이주시키고, 그 자리에 유대인 정착촌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전쟁이 끝나고) 가자지구를 장기 통제하려면 민간인이 거주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가자지구로 유대인 정착민이 돌아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도 "2005년까지 가자지구에 있던 유대한 정착촌인 '구시 카티프'를 재건하기 위해 팔레스타인인을 이주시킬 계획을 세워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인, 자신들 땅에서 살 권리는 보장돼야"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가자지구 바깥으로 팔레스타인인을 재정착시킬 것을 촉구하는 일부 이스라엘 장관과 의원들이 발언을 단호히 거부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 수감자에 대한 학대나 가자지구의 파괴를 요구하는 이스라엘 당국자들의 무책임하고 선동적인 발언은 지속적인 평화 확립을 더욱 어렵게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안보리 회원국이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하마스에 대한 비난을 거부하는 것은 우려스럽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김상진 한국 차석대사도 "팔레스타인인이 자신들의 땅에서 살 수 있는 권리는 보장되어야 한다"라며 "팔레스타인인을 가자지구 바깥으로 자발적 이주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이스라엘 관료들의 발언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팔레스타인 영토의 인구 구성, 성격 및 지위를 변경하기 위한 모든 시도를 명백히 비난한다"라고 강조했다. 

바버라 우드워드 영국 대사는 "영국은 팔레스타인인이 가자지구 바깥에서 재정착해야 한다는 어떤 제안도 강력히 반대한다"라며 "영국과 동맹국들은 가자지구 주민들이 다른 지역으로의 강제 이주나 재배치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는 관점과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가즈유키 야마자키 일본 대사도 "팔레스타인인을 강제로 이주시키려는 모든 시도는 안보리   결의안과 어긋나며,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유엔, 도덕과 신뢰 잃었다" 맹비난

평소 가자지구 문제를 놓고 서방과 대립하던 러시아와 중국도 이날만큼은 팔레스타인인 강제 이주 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바실리 네벤자 러시아 대사는 "이는 추가적인 긴장을 유발할뿐더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해 국제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인정된 국제법적 기반을 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은 비난받아야 하지만, 그 이후 이스라엘의 무차별적인 무력 사용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장쥔 중국 대사도 "팔레스타인인의 강제 이주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라며 "이스라엘은 자발적 이주라고 말하고 있지만, 결국은 가자지구 주민 200만 명을 추방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당사국인 이스라엘은 강하게 반발했다. 길라드 에르단 이스라엘 대사는 "지금까지 유엔 안보리와 총회에서 채택한 결의안 중 하마스가 이스라엘인 1천300명을 학살한 것을 비난한 것은 없었다"라며 "인질 석방을 위한 논의도 전혀 없었다"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어 "모든 유엔 기관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무기화되고 있다"라며 "유엔은 도덕과 신뢰를 모두 잃었다"라고 비난했다.

다만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말한 대로 팔레스타인인을 강제로 쫓아낼 의도는 없다"라며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들을 인간 방패로 이용하고 있는 테러조직 하마스와 싸우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안보리#이스라엘#팔레스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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