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2024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 다보스 포럼) 참가 등을 위해 해외 출장길에 오른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왼쪽 가슴에는 보라색 리본이 달려 있었다. 보라색 목티도 입었다. 보라색 리본 등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에 대한 추모를 상징한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인천공항에서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SNS를 통해 "다보스 포럼 초청을 받아 오늘 출장길에 오른다"며 "경기도 경제와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서 많은 일을 하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그의 보라색 리본에 대해 "김동연 지사는 그동안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족들의 아픔을 보듬고 유족들과 끝까지 함께 하며 희생자들의 명예 회복과 진실규명 및 책임자의 진솔한 사과를 요구해 왔다"면서 "이태원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 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우려돼 그에 대한 단호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아 리본을 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온전한 치유 향한 긴 여정, 늘 함께하겠다"
지난 9일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에 대한 수정안)이 여당인 국민의힘이 퇴장한 가운데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태원 참사로 159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지 438일 만이자, 유가족이 독립적 조사 기구 설치를 담은 특별법안 제정을 제안한 지 316일 만이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국회 통과 후 약 1주일 뒤 정부로 이송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송일로부터 15일 이내에 특별법을 공포하거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대통령실은 "법안이 정부로 이송되면 당과 관련 부처의 의견을 종합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지만, 대통령실이나 여권에서는 특별법에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를 두고 여론을 주시하며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김동연 지사는 특별법 국회 통과 직후 SNS를 통해 "'상처 치유의 첫걸음은 진상규명이다', 10.29 참사 유가족분들의 외침이었다"면서 "유가족분들을 작년 12월 '도담소'(옛 도지사 공관)에 초청해 위로드렸는데, 특별법 통과가 그분들의 눈물을 조금이나마 닦아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 온전한 치유를 향한 긴 여정을 경기도가 늘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동연 지사가 7박 9일간의 긴 해외 출장길에 오르면서 왼쪽 가슴에 보라색 리본을 단 이유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지난달 13일 도담소를 방문하면서 김동연 지사 부부에게 보라색 목도리를 선물했다.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유가족들만 메는 보라색 목도리인데, 이날 간담회에 응해준 김 지사에 대한 감사의 선물이었다. 이미 김 지사는 유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일부러 보라색 넥타이를 맸고, 부인 정우영씨는 보라색 재킷을 입고 있었다.
김동연, 다보스 포럼 참석해 '경기도 비전' 제시
한편 김동연 지사는 다보스 포럼 참가 등을 위해 이날부터 21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와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다.
김동연 지사는 다보스 포럼에서 각국 정상급 인사들과 만나 경기도와의 실질적 협력을 다지고 글로벌 기업과 투자유치를 논의하는 등 숨 가쁜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경기도는 이번 다보스 포럼 참석으로 경기도의 글로벌 위상 제고는 물론 민선 8기 경기도가 추진 중인 '국내외 투자유치 100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보스 포럼은 세계의 저명한 기업인·경제학자·정치인 등이 모여 경제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국제적 실천 과제를 모색하는 최대의 브레인스토밍 회의다. '세계경제올림픽'으로 불릴 만큼 권위와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초청된 인사들만 참석할 수 있다. 역대 최대 규모로 국가원수급 60명, 장관급 370명 등 3천 명 이상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포럼에 초청받은 국내 지방자치단체장은 김동연 지사가 유일하다.
프랑스에서는 경기도와 우호 협력 지역인 일드프랑스주 주지사를 만나 양 지역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새해 초 올 한해 세계 정치와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의 화두를 설정하고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 참석해 경기도의 비전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다보스 포럼 참가의 의미는 매우 크다"면서 "짧은 시간이지만 각국 정부 인사, 국제기구, 글로벌 CEO 등과 양자 면담을 통해 교류 관계 구축은 물론 투자유치 활동도 적극적으로 할 계획이다"라고 이번 방문의 의미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