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첫 경선에서 예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트럼프는 15일(현지시각) 열린 미국 공화당의 첫 번째 대선 후보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개표 초반에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했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는 개표가 95% 이상 진행된 가운데 51%의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가 21.2%,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19.1%를 득표하며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아이오와는 대의원 수가 공화당 전체 2429명 중 40명(약 1.6%)에 불과하지만, 전국에서 열리는 첫 경선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많은 주목을 받는다.
트럼프 "미국, 지난 3년간 안 좋았다"
재선 도전을 선언한 트럼프는 1·6 의사당 난입 선동, 성추문 입막음, 기밀문서 불법 반출 등의 혐의로 형사 기소당하는 악재에도 공화당에서 강력한 팬덤을 구축하며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려왔다.
트럼프는 1위가 확정되자 "위대한 아이오와 주민들에게 감사하다"라며 "아이오와 코커스는 매우 믿을만하고, 위대한 경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3년간 이 나라는 안 좋은 일을 많이 겪었다"라며 "이제는 국민 모두가 뭉쳐야 할 때라고 본다.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자유주의든 보수든 함께 뭉치고 싶다"라고 각오를 나타냈다.
또한 경쟁 후보인 디샌티스와 헤일리에 대해 "그들은 매우 영리하고,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들"이라고 칭찬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AP통신은 "세 차례 대선 출마를 통해 지지층을 다진 트럼프가 아이오와 코커스 압승으로 강력한 출발을 하게 됐다"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도 "디샌티스와 헤일리를 꺾은 트럼프가 재선 도전을 위해 중요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라면서 "이번 승리로 트럼프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역사적 재대결에 한 발 더 다가섰다"라고 전했다.
디샌티스·헤일리, 트럼프 독주 막을까
그러나 보수 성향이 강하고 공화당원이 참여하는 아이오와 코커스와 달리 오는 23일 일반 유권자도 참여하는 뉴햄프셔주의 첫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초반 분위기에 더 중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특히 뉴햄프셔는 공화당 내 반 트럼프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해서 헤일리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이변이 예상된다.
디샌티스 측 고위 관계자는 "이번 패배에 대해 변명은 하지 않겠다"라면서도 "공화당 경선은 긴 전투가 될 것이며, 위험 부담이 크지만 우리는 이 나라를 위해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헤일리도 트럼프를 겨냥한 듯 "복수심 없이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면 경선 투표에 참여해달라"면서 "나는 여러분을 자랑스럽게 만들 것"이라고 지지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