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에는 우리나라 민주화를 위해 자기 희생을 하신 분들이 굉장히 많이 모여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시간 이후 저성장 자체가 고통의 원인이 되는 상황으로 바뀔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현대차) 사장이 그의 인재영입식이 있던 22일 오전 취재진으로부터 "왜 더불어민주당이냐"는 질문을 받고 내놓은 말이다. 정치권의 핵심 아젠다가 민주화에서 혁신 성장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취지다.
공 전 사장은 "(민주당이) 민주화를 위해 헌신해 급속한 성장 과정에서 소외됐던 분들에게 공정 분배됐고 전반적으로 행복 지수를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라면서도 "옛날에 이러한 성과를 만들어낸 민주당 당원들이 새로운 혁신 성장 쪽으로 사회적 에너지를 발휘한다면 우리 역사에 굉장히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당에서 그런 부분에 기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경제 부문' 두 번째 인재는 공영운 현대차 전 사장
더불어민주당이 아홉 번째 인재로 공 전 사장을 영입했다. 경제 분야 인재로 앞서 영입된 이재성 전 엔씨소프트 전무에 이은 두 번째다. 문화일보 기자 출신인 공 전 사장은 해외 연수 도중 현대차에서 입사 제안을 받았고, 이후 전략개발팀장과 해외정책팀장, 홍보실장과 전략기획담당 사장 등을 두루 거쳤다.
이후 민주당의 영입 제안을 받아 이날 국회에서 영입식을 치렀다. 영입식이 끝난 뒤 그의 목에는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 목도리가 걸려 있었다.
한편 공 전 사장은 이날 취재진으로부터 "민주당은 내부 강령에 재벌 개혁이라는 단어를 명시하고 있을 만큼 대기업 주도 경제 성장에 비판적인 시각이 있는데 어떻게 민주당을 변화시키고 싶냐"는 질문도 받았다.
그는 "정치권이나 국민이나 우리나라 대기업에 바라는 건 혁신이다. 새로운 기술과 사업에서 돌파구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이고, 이견이 없다"라며 "그런 쪽으로 방향을 바꿔 새로운 방식으로 새롭게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또 "기술의 시대다.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는 신기술을 산업으로 연결한 나라는 뻗어나가고 있고, 그게 아닌 나라는 뒤처진다"라며 "사회적 논의를 발전시키면 재벌이냐 아니냐의 틀을 바꿔서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공 전 사장은 "외부에서 강성이라고 불리는 현대차 노동조합 관련해 민주당과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회사든 노조든 합치해 나가면 윈윈(Win-Win)하는 것이고, 뒤떨어지면 서로 잃는 게임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저는 앞으로 혁신적 경영자와 똑똑한 노조가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약한 노조가 아니라 강하고 똑똑한 노조가 필요하고, 경영진 역시 옛날 스타일이 아닌 혁신 경영자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공 전 사장은 국회 입성 후 처음으로 추진하고 싶은 '1호 공약'으로 "광물 자원 안정적인 확보"를 꼽았다. 그는 "최근 기업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지정학 리스크 급변에 따른 공급망 변화"라며 "이로 인해 자원의 장기적 확보가 문제가 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부터라도 새롭게 표를 짜,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달라지지 않고 장기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이를 국회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처음으로 해보고 싶은 일 중 하나가 그런 부분"이라고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