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진보강 공사로 체육관을 임시교실로 활용하겠다던 경남 거제애광학교 문제가 학부모들의 강한 반발로 재검토되는 가운데, 공립특수학교 설립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거제애광학교는 올해 상반기 내진보강과 스프링클러 설치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교실이 있는 본관동 내진보강은 6개월여가 걸리는 공사로, 학생 수업공간 마련이 주요 현안이다.
학교측은 체육관 지상 1층에 18학급, 지하 1층에 7학급을 위한 임시교실을 구축한다는 방안을 세웠다.
지난 11일 오후 거제애광학교 체육관에서 '내진보강공사에 따른 임시교실 및 교육과정 설명회'를 열었으나 학부모들의 반발은 더욱 거셌다.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안전 문제와 교육권 침해 문제를 제기했고 경남도의회 교육위원인 정수만 도의원과 서일준 국회의원은 학부모들과의 소통 부족을 지적하며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학부모들은 "200~300명이 체육관에서 동시에 수업을 받는 것은 원만한 교육진행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경남교육청과 애광학교는 학부모가 참여한 전담 조직(TF팀)을 구성해 학생 수용 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임시교실의 대안으로 체육관 수업 이외에도 ▲학교 이전 재배치 ▲타 학교 분산 배치 ▲모듈러 교실 설치 ▲외부시설 임대 등이 검토됐지만 실정과 맞지 않아 기각됐다.
사립학교인 애광학교를 새로 짓는 것은 교육청에서 이전 재배치할 제도적 근거와 예산이 부족하고, 애광학교가 지역 내의 유일한 특수학교여서 다른 학교로 분산 배치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교육청은 체육관에서의 수업을 최대한 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하지만 사실상 별다른 대안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부모들은 거제시에 공립특수학교 설립이라는 근본적인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나섰다. 특수교육대상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교육 환경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것. 이에 공립특수학교 설립을 통해 장애 학생들에게 적절한 교육 환경을 마련하고, 그들의 교육권을 보장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애광학교는 특별활동이 이뤄져야 할 음악실·가사실 등을 교실로 사용하고 있으며 공간이 부족해 장애 학생이 일반 학교로 진학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애광학교 학부모회 관계자는 "TF팀을 구성하겠다는 교육청에서는 학부모 명단만 받아 간 뒤 아무런 연락이 없다"며 "표면상 내진공사와 임시교실 문제로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실질적인 문제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생활하고 교육받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거제신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