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인구절벽, 중앙집권화, 지방소멸과 같은 시대적 흐름 속에서 인구수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세수 확보 등 지자체를 지탱하는 핵심 기준이다. 전국적인 인구 감소 추세 가운데 중소도시 보다 경남 남해군과 같은 농어촌 지역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어 사태는 더 심각한 상황이다. 인구 4만명 선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남해군은 65세 인구가 40%를 넘어섰고, 아이들과 청년 인구는 줄고 있는 상황이다. 남해군의 인구 감소는 올해 초등학교 입학예정자 현황을 보면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지난 22일 기준, 남해군 초등학교 학급 편성 현황을 보면 10개 읍면 전체가 위기다.
특히 지난해 3명의 신입생을 유치했던 이동초등학교의 올해 신입생은 0명, 전교생은 21명으로 군내 가장 적은 학생 수를 유지하고 있는 학교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이동초등학교는 학교와 행정, 지역사회가 함께 나서서 2023년 4월 17일 이동초등학교 작은학교 살리기 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추진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내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족초등학교는 올해 2명이 입학할 예정으로 군내 초등학교 중 유일하게 2개 학년을 함께 운영하는 복식학급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에 이동초등학교와 지족초등학교는 교감이 없는 상태로 학사일정에 돌입하게 된다.
남해읍도 안심하면 안 된다. 올해 남해초등학교 입학예정자는 72명인데 반해, 해양초등학교는 4명으로 조사돼 충격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지난해 남해초등학교는 81명, 해양초등학교는 15명이었던 신입생 수와 비교해보면, 해양초등학교는 1년 사이 4배 정도 신입생 수가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해양초등학교는 지난해 전교생 132명으로 29명이 올해 초 졸업한 가운데, 올해 입학예정자 4명을 더하면 전교생 107명이 개학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5학년 학생 22명이 6학년으로 올라와 내년 초 졸업식까지 마친다고 가정하고, 2025년도 신입생은 최소 15명이 돼야 전교생 100명 선을 유지할 수 있다.
행정이 추진한 작은학교 살리기
이뿐만 아니라, 경상남도·경상남도교육청·남해군이 각각 5억 원씩 총 15억 원을 투입해 2023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작은학교 살리기 대상학교인 성명초등학교도 위태로워 보인다. 성명초등학교는 올해 신입생 2명을 확보한 상황이다.
사업이 원활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공임대주택 건립비의 약 70%를 지원하는 가운데 아직 주택을 준공하지 못한 것이 표면적으로 드러나 있다. 또한 해저터널, 경찰수련원 등 대규모 시설이 들어설 예정인 지역으로, 주민들 사이에서는 집값과 부지비용 등이 인상돼 사업 추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2020년 3월 작은학교 살리기 사업에 선정돼 2년간 사업을 추진했던 상주초등학교도 올해 입학예정자는 3명으로 집계됐다. 상주초등학교는 그나마 대안학교의 일번지로 명성을 높이고 있는 상주중학교의 인기에 힘입어 외지에서 전학 오는 학생이 많아 성명초등학교보다 위태롭지는 않지만, 신입생 수만 놓고 보면 투입된 예산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현재 상주면도 교육에 대한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주택수요도 함께 상승해 높은 월세와 집값을 형성하고 있다.
한편 남해군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4년 남해군 인구는 4만6638명이었고, 2023년 12월 기준 4만780명으로 나타났다. 10년 사이 5858명이 줄어든 것이다. 10년 동안 연평균 585명이 감소한 것을 빗대어 볼 때 남해군은 이르면 2025년 말이나 늦어도 2026년에 4만 명 선이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남해시대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