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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국회에서 열린 녹색정의당 입당 환영 기자회견에서 인재영입 1호인 대기과학자 조천호 박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2.5
5일 국회에서 열린 녹색정의당 입당 환영 기자회견에서 인재영입 1호인 대기과학자 조천호 박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2.5 ⓒ 연합뉴스

녹색정의당이 총선을 앞두고 <파란지구 빨간하늘> 저자이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꾸준히 목소리 내온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을 1호 인재로 영입했다. 조 전 원장은 "기후위기의 진짜 위험은 주류 정치인들이 의지가 없다는 데 있다"며 '기득권 정치 타파'를 호소했다. 

조 전 원장은 5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입당 기자회견에서 "전국을 돌아다니며 기후위기 강연을 한 후 여러 질문을 받게 되는데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이 가장 많다"며 "그런데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개인이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일회용품을 덜 사용하는 착한 소비자가 된다 해도,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좋은 세상은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는 개인의 선한 마음을 증폭시켜 공동체를 위해 개인이 할 수 없는 멋진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면 새로운 제도가 필요합니다. 철도 노선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마을에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면 어떻게 자동차를 포기할 수 있겠습니까? 모든 제품이 과잉 포장되어 나오는데 어떻게 쓰레기를 줄일 수 있겠습니까? 제도가 있기에 우리는 하루 여덟 시간 근무하고, 쉴 수 있는 주말을 누릴 수 있습니다. 병든 세상을 인식하더라도 정치 참여를 통해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세상을 바꾸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녹색정의당과 함께하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조 전 원장은 "기성세대는 화석연료를 태워 편익을 누렸는데 그 결과로 인한 기후위기로 다음 세대는 위험에 빠지게 된다. 소득 상위 10퍼센트에 속하는 사람들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절반을 뿜어낸다. 빈부격차의 심화와 부의 세습으로 인해 성장이 지속되어도 이 세상은 언제나 결핍 상태다"라며 "이런 불평등한 시스템은 자연도, 사회도 함께 붕괴로 몰아간다"고 말했다. "결국 기후위기는 이 세상이 정의롭지 않기 때문"이라는 얘기였다.

조 전 원장은 "그러기에 정의가 없이 기후위기를 돌파할 방법이 없다"며 "이것이 바로 녹색정의당이 존재해야 할 이유"라고 말했다. 또 "당장 먹고살기를 위해서라도 우리나라는 기후위기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며 "에너지 체계를 바꾸지 않으면 수출 위주 경제가 어려움에 부닥치게 될 것이고, 재생에너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경제위기가 먼저 찾아오게 될 것"이라며 "이 패러다임 변화에 제대로 올라타지 못하면 우리 산업은 재앙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후위기 대응은 살고 싶은 세상 만드는 것"
 
 5일 국회에서 열린 녹색정의당 입당 환영 기자회견에서 인재영입 1호인 대기과학자 조천호 박사(가운데)가 축하를 받고 있다. 2024.2.5
5일 국회에서 열린 녹색정의당 입당 환영 기자회견에서 인재영입 1호인 대기과학자 조천호 박사(가운데)가 축하를 받고 있다. 2024.2.5 ⓒ 연합뉴스
 
조 전 원장은 "그런데 정부와 여당은 재생에너지의 미래 전망에 대해서는 눈감고, 난제와 한계만 강조하며 즉각 대응을 회피하고 있다"며 "주류 정치가 이 전환위기를 위기로 인식 못한다는 것이 더 큰 위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엔 IPCC 6차 평가보고서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과 자본은 충분하지만 이를 전환하는 데 장벽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며 "결코 돈 없고 기술이 없어 기후위기에 빠지는 것이 아니다. 부족한 것은 이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라고 말했다.

조 전 원장은 "기득권 정치세력을 무너뜨려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주류 정치인들이 기후위기를 심화시켜 삶의 터전이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세대다. 우리가 함께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며 "오늘날 기득권 정치는 새로운 시대의 가치를 창출하기는커녕 권력 투쟁으로 우리를 분열시키려고만 한다. 우리가 진짜 두려워해야 할 것은 기득권 정치에 의해 우리 공동체의 연대가 점점 무너지는 것"이라고 했다. 

조 전 원장은 "여기서 우리는 도약을 이뤄낼 수 있다"며 "기후위기 대응은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무언가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환경을 지켜내고,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고, 내 이웃과 후손을 손에서 놓치지 않고 꼭 붙잡기 위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란 불가능을 가능한 것으로 실현하기 위한 도전이고 지금은 더욱 그래야 할 때다. 바로 이것이 녹색정의당에서 제가 정치를 하고자 하는 이유"라는 말로 입당 소회를 마무리했다. 

"사랑할 것이 있는 한 희망할 것이 있습니다. 정호승의 '봄길' 시구처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희망은 절대로 무너지지 않습니다."

김준우 상임대표는 "대한민국이 기후재앙에서 벗어나면서도 그 산업변화의 하중을 비정규·저임금노동자에게만 떠넘기지 않도록 하는 담대한 전환의 길을 걸어가려면 조천호 박사님 같은 경륜 있는 분의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도 소중하다"며 환영했다. 김찬휘 공동대표는 "조 박사는 그저 과학자가 아니다. 진정으로 따뜻한 동료시민이다"라며 "(기후위기 대응은) 기후재난 앞에 놓인 모든 삶을 지키는 문제"라고 말했다. 

심상정 의원은 "2020년 총선 때 제가 정의당 대표를 할 때 모시려고 했는데 '정의당과 녹색당이 합치면 그때 가입하겠다'고 말씀하셨다"며 "4년 만에 그 약속을 지켜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기후만 나빠지는 게 아니고 우리 정치의 기후도 지금 아주 나빠지고 있다"며 "조 박사는 '자연은 타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렇게 타협하지 않는 기후를 위해서 우리 정치는 타협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파란하늘 빨간지구 - 기후변화와 인류세, 지구시스템에 관한 통합적 논의

조천호 (지은이), 동아시아(2019)


#조천호#녹색정의당#기후위기#2024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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