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의 특별 채용 공모 조건) 예시 문구의 경우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가 핵심 사업목표로 삼는 내용에 해당하여 전교조 소속 교사를 위한 (특채) 조건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상당성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특채 사건에 대해 지난 1월 18일 유죄를 선고한 서울고등법원 제13형사부(재판장 김우수)가 직권남용에 대해 주요하게 내세운 유죄 근거다. 교육언론[창]이 8일 조 교육감 2심 판결문 전문을 입수해 살펴본 결과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 특채 공모 조건은 초안 작성 경위, 그 구체적 내용과 수정 과정, 평가의 실제, 심사위원의 구성 등에 비추어볼 때 최소한의 공개 경쟁성을 확보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재판부 "채용 조건이 전교조 교사 위한 것"
해직교사 5명을 특채하기 전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018년 11월 30일 공고한 '중등 교육공무원 특채 계획 공고문'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교육양극화 해소, 특권교육 폐지 및 교원의 권익 확대 등 공적 가치 실현에 기여한 자.
재판부는 '교육양극화 해소' 등을 내세운 공모조건 등이 '최소한의 공개경쟁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렇게 판단한 이유에 대해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 공모조건으로 서울시의회 의견서에 기재되어 있던 '교육양극화 해소, 특권교육 폐지'가 그대로 기재되어 있고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 확대'는 '교원의 권익 확대'로 수정되어 들어가 있다"면서 "위 공모조건 내용은 전교조의 가장 중요한 사업목표이고 다른 교원단체들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정책목표가 아니다. 전교조 서울지부에서 위와 같은 활동을 하다가 해직된 사람은 (특채된 해직교사) 5명이 전부"라고 강조했다.
이어 재판부는 "공모조건 자체로 전교조 소속 퇴직교사를 채용하기 위한 것으로 인식될 개연성이 높아 채용 대상자가 소수로 특정될 우려가 크기 때문에 공개경쟁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 사건 특채 임용권자인 피고인 조희연이 상당한 지휘·감독을 했어야 한다"면서 "그럼에도 조희연은 사실상 특정인을 위한 특채 절차로 진행되지 않도록 지시하거나 지휘·감독권을 행사했다고 볼만한 자료가 발견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교조 교사로 특정하는 특채 공모조건 등을 바꾸도록 지시하지 않은 것이 유죄 이유라는 주장이다.
윤석열도 유네스코도 한국교총도 쓰는 말
하지만 교육계에서 '교육양극화 해소'와 '특권교육 폐지', '교원의 권익 확대' 등은 일반적으로 쓰는 말이다. 전교조만 쓰는 말이 아니다. '교원의 권익 확대'는 보수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의 주요 사업목표이기도 할 뿐더러 대부분의 교사와 학부모들이 쓰는 말이다.
특히 '교육양극화 해소'의 경우 전교조만 쓰는 말이 전혀 아니다.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2022년 1월 1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극단적인 교육양극화는 미래에 대한 전망을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저성장-저출생-양극화의 악순환을 극복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또한 '교육양극화 해소'란 말은 유엔(UN, 국제연합) 등에서 일반으로 쓰는 말이다. 유엔 산하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한경구 사무총장은 지난 2022년 8월 1일 '교육의 미래'를 위한 글로벌 캠페인에 나서면서 "교육 불평등과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글로벌 캠페인에 참여해 준 멤버들에게 큰 감사를 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