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근태 짝꿍 인재근입니다."
'민주화운동의 대모'로 불린 3선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4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스스로를 민주화운동의 상징적인 인물이었던 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민주당의 전신) 상임고문의 "짝꿍"이라고 소개한 인 의원은, 김 전 고문의 생일이기도 한 14일 자신의 불출마 사실을 밝히며 정치권에 작별을 고했다.
이날은 김 전 고문의 삶을 기리기 위해,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이들에 상을 수여하는 '민주주의자 김근태상 시상식'이 있는 날이기도 했다. 올해 김근태상은 지난해 호우 피해 실종자를 수색하다 숨진 해병 채아무개 상병 사건의 수사 담당자였던 박정훈 단장과 군인권센터에 공동 수여됐다.
김근태 전 고문 생일날 정치권에 작별 고한 '민주화운동의 대모'
인재근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시상식 후 이어진 '민주주의자 김근태 글꼴 전시'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과 민주주의회복을 위해 20대 총선 불출마 결심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윤석열 정권 2년, 대한민국이 후퇴되고 있다. 민생 파탄, 민주주의 파탄, 대한민국이 파탄 공화국이 되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 심판은 국민의 절대 명령이고 이번 총선의 첫 번째 사명"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인 의원은 '통합 공천'이라는 단어를 세 번 반복해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 지도부에 요구한다.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달라져야 한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당 혁신과 국민 보시기에 합당한 통합 공천, 통합 공천, 통합 공천을 기대한다"고 호소했다.
인 의원은 "마지막으로 도봉구민 여러분께 인사를 드리고 싶다. 오랜 시간 김근태와 인재근을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셨다"며 "눈물나게 고맙고 미안하다. 늘 기억하겠다"고 말을 맺었다.
선거사무소 열었던 인재근... 왜 불출마 선언했나
이날 행사장에는 인재근 의원과 사진을 함께 찍으려는 시민·관계자들과 함께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전날 이재명 대표가 인 의원을 만나 불출마를 권유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인 의원은 불과 지난 5일까지만 해도 지역구인 서울 도봉갑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할 만큼 출마 의지가 확고했다.
인 의원은 이날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불출마 계기' 관련 질문을 받고 "불출마는 굉장히 오래 전부터 생각했다"며 "출마(준비)를 한 것은 윤석열 정권 심판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서였다. 효과적으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할 수 있는 길이 힘 있는 4선 의원이 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출마 여부를 이재명 대표와 직접 상의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제가 오랫동안 생각해 온 것과 대표의 생각이 맞아떨어졌다"라고 답했다.
인재근 의원은 이재명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불출마와 함께 '김근태 정신을 이을 수 있는 사람을 (예비후보로 정해달라)'고 건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13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그가 지목한 사람은 '경제민주화와평화통일을위한국민연대' 계열의 유은혜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대표는 최근 민주당이 '10호 인재'로 영입한 김남근 변호사를 언급하며 거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