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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이자, 작가이자, 두 아이의 아빠이자, 가장인, 대리기사의 사소한 이야기다. 그러나 한 인간의 이야기다. 그러하기에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부디 이 이야기를 통해서 많은 분들이 한 움큼의 희망을 얻어 가시길.[기자말]
운전을 하다 보면 필살기가 있다. 그건 창문을 열고 손을 내미는 것이다. 이 스킬은 깜빡이만으로 바꿀 수 없는 차선을 바꾸게 하며, 분노에 사로잡혀 하이빔과 빵을 남발하는 뒷 차를 잠잠하게 한다.

왜 이런 효과가 나타나는 것일까. 그건 '나 사람이에요'라는 걸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라 말하고 싶다.

차는 기계다. 차 속에 들어가는 순간 어쩌면 우리 자신이 인간이라는 것을 제법 상실하곤 한다. 그래서 도로에서 다른 차들을 볼 때 그 안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완전히 까먹는다.

이런 맥락에서 도로에서 사람들은 난폭해진다. 왜? 저기 나와 똑같은 사람이 타고 있다는 걸 까먹게 되니까, 단순히 차라는 기계와 일체화된 대상으로 대하니까.

저 차를 운전하는 사람이 나의 가족일 수도 있고, 친한 친구일 수도 있고, 아는 사람일 수도 있다고 조금만 지평을 넓혀서 생각하면 마음을 넓게 먹을 수 있지 않을까(물론 그런 마음과 상관없이 운전을 정말 기괴하게 해서 욕 나오게 만드는 사람들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창문이 서서히 열리고 그 안에서 '인간'의 손이 튀어나온다. 그제서야 우리는 살짝 머쓱해진다. 아 사람이 거기 있었구나, 에이 저 정도야 양보해줄 수 있지, 가세요 가세요 하며 말이다.
 
ⓒ elements.envato
 
SNS, 모니터 뒤에서 글로만 이어지는 만남도 이런 속성이 있다. 그 뒤에 있는 게 사람이라는 걸 사람들은 깜빡하는 듯하다. 일면식도 없으면서 뭐 하나 잘못 걸리면 죽자고 달려드는 경향이 분명히 있다.

그럴 때 온라인에서도 창문을 열고 내밀 수 있는 손 같은 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 '나 사람이에요'라고 말이다. 그런 방법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MBTI 검사 결과) 지극한 'I' 성향이기 때문에 한번도 이렇게 손을 내밀어 본 적은 없다. 차선을 못 바꿔서 한 바퀴 돌아서 가거나, 미친 듯이 나대는 심장을 부여 안고 차 머리를 욱겨넣고 빵 세례를 받은 다음에야 비상등을 두 번 누르며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를 혼자 읖조리는 게 나다.

어쩐지 내일은 괜히 꼭 손을 내밀어 보고 싶다. 요즘 같은 시절이라서 그런지 더더욱 '나 사람이에요, 여기 사람이 있어요'라고 외치고 싶다. 그렇게 손 내밀며 살고 싶다.

#운전#사람#필살기#운전면허#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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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당연스럽게 '내'가 주체가 되어 글을 쓰지만, 어떤 순간에는 글이 '나'를 쓰는 것 같을 때가 있다. 마치 나도 '생명체'이지만, 글 역시 동족인 것 같아서, 꿈틀 거리며 살아있어 나를 통해서 이 세상에 나가고 싶다는 느낌적 느낌이 든다. 그렇게 쓰여지는 나를, 그렇게 써지는 글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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