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앞둔 서울 강남 갑·을·병 지역구의 고차방정식, 국민의힘은 어떻게 풀까.
20일 서울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한 이 지역구 현역 박진 의원이 서대문을 지역구 출마를 결정한 가운데, 강남 갑·을·병 지역구 공천이 어떻게 정리될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시선은 강남병에 쏠린다. 강남갑의 태영호 의원과 강남을의 박진 의원이 타 지역구로 옮기기로 한데 반해 강남병은 현역 유경준 의원이 당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강남의 세 지역구 모두 전략공천을 할 것 아닌가 하는 궁금증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막판에 모두 전략공천으로 강남 갑·을·병 후보자를 정했다.
현역 유경준 포함 6명이 공천 신청한 강남병
강남병에 출사표를 던진 이는 현역 유경준 의원을 비롯해 이인실 전 특허청장, 이지영 닥터이지치과 원장, 도여정 한림성심대학교 겸임교수, 신연희 전 강남구청장, 김창훈 한양대학교 자연과학대학 겸임교수, 김민경 미국 워싱턴D.C. 변호사까지 7명이었다. 이중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신연희 전 구청장의 일부 전과가 사면·복권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해 공천 부적격자로 분류했다. 결과적으로 국민의힘의 공천 발표를 기다리는 신청자는 6명인 상태.
국민의힘 강남병 지역 관계자는 "유경준 의원의 경우 '초선·전문가그룹'으로 당내 주요 경제정책의 선봉 역할을 수행한 정책통"이라고 평가했다. '윤석열 정부 정책 기조인 3대 개혁 적임자'라는 설명도 뒤따랐다. 이 관계자는 "중단 없는 지역발전을 위해선 강남에 한 명쯤은 현역 의원이 국회에 재입성해야 한다"라면서 "선거마다 전략공천으로 갑·을·병 모두 홍역을 치르니 당선되고 나서 지역 현안을 파악하는 데만 수개월이 걸린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당원은 "강남병은 다른 지역에 비해 재건축이나 세금 문제에 관심이 많다"라면서 "유경준 의원이 종부세와 재산세 문제 해결에 역할을 한 만큼 구민을 위한 정치를 위해 힘 있는 재선의원이 탄생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일부 지역 유권자들도 '낙하산 공천'보다는 '재선 의원'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대치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강남병 지역은 국민의힘 공천이 곧 당선이다 보니 낙하산 공천이 많았다"라면서 "매번 의원이 바뀌어서 그런지 지역 현안이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강남에서도 다선 의원들이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인실 전 특허청장도 지역에선 거론되지만
이와중에 유경준 의원 외에 주목받은 인사로는 이인실 전 특허청장이 꼽힌다. 이인실 전 청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5월 특허청장으로 임명돼 공직을 수행하다가 지난 1월, 총선 출마를 위해 전격 사임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지역 활동을 펼치지는 않아 유권자들 사이에선 존재감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10일 <이데일리>의 보도에 따르면 이 전 청장은 "부산 출신 이지만 생의 대부분을 서울에서 보낸 만큼 서울에서 출마하려고 한다. 구체적인 지역구는 당에 일임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강남병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다른 지역구로의 조정 역시 가능한 것으로 읽힌다.
국민의힘 강남병 지역 관계자는 "이인실 후보에 대해 특허청장 출신이라는 것 외에는 알려진 것이 전혀 없다. 그러다 보니 당원이나 주민들도 그가 누구인지를 잘 모른다"며 "공천과 관련해 어떤 방침이 나오기 전까지 예비후보자나 공천 신청자의 움직임은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라고 봤다.
서울 강남 지역구 공천에 국민의힘이 고심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공천이 어떻게 마무리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