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 SPA 브랜드 어플에 들어가보고 한 가지 달라진 점을 발견했다. 기존의 xs~xl로만 기재되었던 사이즈를 어깨, 가슴, 허리, 엉덩이, 총 길이 등 구체적인 사이즈로 적기 시작한 것이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자신의 신체 사이즈에 관심을 갖고 더 꼼꼼히 보기 시작한 것인지 아니면 중국의 패션 플랫폼에 위기를 느낀 SPA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의 UX(User Experience)에 더 심혈을 기울인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뭉뚱그려진 사이즈보다 구체적인 사이즈 명시는 분명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우리의 신체는 단일화되어 있지 않다. 같은 66이라도, 77이라도, 88이라도 어깨가 넓냐, 뱃살이 있냐, 허벅지 살이 있냐에 따라 체형이 달라진다. 그래서 개인의 스타일 고민도 다양할 수밖에 없는데 최근 플러스 사이즈 여성분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 마음먹고 원피스를 입었는데 임부복 같다는 말을 들어서 고민이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럴 때는 원피스를 입은 사진을 보면 훨씬 더 구체적인 답변을 해줄 수 있는데 다행히 질문자 분이 사진을 가지고 있어서 이런 경우 어쩌면 좋을지 한 번 생각해봤다.
1) 가슴 아래를 강조할 수록 배가 나와 보인다.
엠파이어 드레스라고 있다. 가슴 아래를 조여 그 아래로 떨어지는 드레스 라인인데 꼭 플러스 사이즈가 아니어도 배가 조금이라도 나온 체형이면 임부복화(?)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왜냐하면 가슴 아래를 조여주면 당연히 가슴과 배는 부각되기 마련인데 가슴은 자연스럽게 인식되는 반면, 배 부분은 상대적으로 더 튀어나와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베이비돌 드레스(사다리꼴 핏)나 박시한 핏의 H라인 원피스는 그렇게 부하게 보이는 것은 기본으로 깔고 디자인을 고르는 것이 좋다.
2) 단색일수록, 심플할수록 체형이 부각된다.
단색과 패턴이 들어간 옷 둘 중에 어떤 것이 더 볼륨감을 부각시킬까? 패턴이 과하지 않다면 밋밋한 색의 단색이 체형보완에 좋지 않다. 체형 보완은 매직아이처럼 시각효과를 통해 가리고 싶은 부분이 돋보이지 않게 만드는 것인데 패턴이 들어간 옷은 패턴에 집중하게 되어 그 옷을 입은 체형이 덜 부각되는 효과를 준다. 그래서 너무 드러나고 싶지 않아서 심플하고 아무 무늬도 없는 원피스를 고르는 것보다 적당히 어떤 포인트가 살아있는 디자인의 드레스를 고르는 것이 체형을 조금 더 잘 가리고 포장할 수 있다.
3) 어울리지 않으면 체형이 부각된다.
이게 거의 치트키인데 어울리면 체형이 부각되지 않는다. 반대로 말하면 어울리지 않으면 무조건 부정적인 면이 먼저 보인다. 물론 우리의 체형이 부정적이라는 건 아니고 나를 아끼는 누군가가 나에게 더 나은 옷을 골랐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이 옷이 왜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지를 집어주기 위한 부정적인 면을 말한다.
그 질문자 분의 원피스도 그 분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가지고 있는 귀여운 느낌을 살리지 못했고 나이에 비해 다소 올드한 색과 디자인이 매력을 반감시켰다. 그러니 옷 입은 사람과 섞이지 못하고 옷이 둥둥 떠 있는 느낌으로 체형이 부각된 것이다. 고로 체형을 보완하고 싶다면 무.조.건 나와의 어울림을 파악하는 게 먼저다. 그러면 플러스 사이즈에서 사이즈가 보이지 않고 '플러스'된 나의 매력이 먼저 보일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에만 업로드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