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6차 심사 결과 현역 의원 상당수가 단수 공천을 받았다. 그럼에도 대표적인 비이재명계 의원들은 경선을 치르게 되면서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임혁백 위원장은 23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총 20개 선거구의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현역 의원이 있는 18곳 중 서울 중랑구을(박홍근), 성북구갑(김영배), 강북구갑(천준호), 은평구갑(박주민), 강서구갑(강선우), 강서구을(진성준), 강서구병(한정애), 구로구을(윤건영), 영등포구을(김민석), 관악구을(정태호), 강동구갑(진선미)은 모두 단수공천이 이뤄졌다. 이들 상당수는 친명계이거나 친문재인계 상징성이 있는 인물이다.
나머지 8곳은 2인 또는 3인 경선이 이뤄지는데, 공교롭게도 대부분 비명계 의원 지역구다. 최근 '현역의원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아 경선에서 30% 감산을 받게 된 박용진(서울 강북구을) 의원은 정봉주 당 교육연수원장, 이승훈 당 전략기획부위원장과 3인 경선을 한다. 역시 '하위 10%'인 윤영찬(경기 성남중원구) 의원은 비례 이수진 의원과 김한정(경기 남양주시을) 의원은 비례 김병주 의원과 맞붙는다. 강병원 의원(서울 은평구을) 역시 김우영 전 은평구청장과 승부를 벌인다.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로 원내대표에서 물러났던 박광온 의원(경기 수원정)도 김준혁 당 전략기획부위원장과 경선을 치른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더불어 '정권교체 책임론'이 불거졌던 노영민 전 실장(충북 청주시 상당구)은 이강일 전 지역위원장과 경쟁한다. 친이낙연계 전혜숙(서울 광진갑) 의원과 신영대 의원(전북 군산)은 친명계 이정헌 전 JTBC 앵커, 김의겸 의원과 각각 경선을 뛴다. 영입인재 김상우 안동대 교수는 경북 안동시 예천군 단수공천을 받았다.
"친명 단수 공천 줬다? 기준이 있어서 된 것"
임혁백 위원장은 '비명계 의원들이 경선을 치르는 경우가 많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의도했던 것과 정반대로 해석해서 당황스럽다"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 혁신과 통합에서 통합이 좀 부족하다'는 일부 공관위원들의 지적이 있었고 제가 그 의견들을 받아들여서 이번 공천을 주로 통합에 중점을 두자고 했다"며 "그 대표적인 인물이 노영민 실장"이라고 말했다. 또 "이걸(계파) 가리지 않지만 일부러라도 비명계 후보들을 많이 공천할 수 있도록 노력한 결과"라고 했다.
임 위원장은 또 "지금 '(공천 통과 대상에) 친명이 많다'는 지적은 그분들이 단수(라서 그런 것)"라며 "단독 출마해서 단수를 줄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고, 1등과 2등 간 격차가 35점 이상 난다든가 등 우리 나름대로 만든 기준이 있어서 그에 맞게 단수가 됐기 때문에 다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걸 양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그는 "'친명계 인사를 공천시켜주려고 단수 줬다' 이것은 좀 사실과 부합되지 않는 측면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임 위원장은 의원 평가 재심을 요구했던 박용진 의원이 '공관위가 아니라 위원장 단독으로 기각결정을 한 것은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반발한 것을 두고도 "정당한 절차에 의해서 기각한 것"이라는 반론을 펼쳤다. 그는 "통보와 기각 모든 처리를 올해 1월 18일 제2차 공관위 전체회의에서 위원장에게 위임을 해줬다"며 "절차상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말했다. 논란이 불거진 정성평가와 다면평가에도 문제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당규에 따라 열람 및 공개는 불가하다고 했다.
임 위원장은 현역들의 반발을 두고 "저 나름대로 좀 억울한 일"이라고도 호소했다. 그는 "평가위원회에서 한 6개월 동안 만든 걸 제가 통보하는 임무가 있어서 한 것이지, 개인 감정으로 했다거나 공관위 결정으로 통보하는 게 아니다"라며 "통보하면서 여러 가지로 말씀을 들으면서 보니까 이 제도가 과연 바람직한가. 우리 당 의원들이 다시 한번 이 제도를 가다듬어주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미 만들어진 제도에 저는 따를 수밖에 없다"는 말도 남겼다.
임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는 다면평가 결과를 받는 것 아닌가'란 질문에도 "가지 않는다"며 "다면평가든, 정성평가든, 정량평가든 평가위에서 한 것이고 평가위원장이 그걸 전부 수합해서 총점을 매기는 것이지 당대표하곤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답변했다. 민주당 공관위는 오는 25일 7차 심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후 선거구 획정 결과에 맞춰 추가 심사를 진행한 뒤 3월 초 공천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다음은 민주당 공관위 6차 심사 결과다.
▲경선(8곳)
- 서울 광진구갑 : 전혜숙, 이정헌
- 서울 강북구을 : 박용진, 이승훈, 정봉주(결선투표 있음)
- 서울 은평구을 : 강병원, 김우영
- 경기 수원시정 : 박광온, 김준혁
- 경기 성남시 중원구 : 윤영찬, 이수진
- 경기 남양주시을 : 김한정, 김병주
- 충북 청주시상당구 : 노영민, 이강일
- 전북 군산시 : 신영대, 김의겸
▲단수(12곳)
- 서울 중랑구을 : 박홍근
- 서울 성북구갑 : 김영배
- 서울 강북구갑 : 천준호
- 서울 은평구갑 : 박주민
- 서울 강서구갑 : 강선우
- 서울 강서구을 : 진성준
- 서울 강서구병 : 한정애
- 서울 구로구을 : 윤건영
- 서울 영등포구을 : 김민석
- 서울 관악구을 : 정태호
- 서울 강동구갑 : 진선미
- 경북 안동시예천군 : 김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