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민의힘이 서울 마포을에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 회장을 전략공천했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은 함 후보에 대해 "운동권 정치의 해악을 해소하는 데 헌신하고 계신 분"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1985년 '삼민투' 위원장으로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농성 사건을 일으켜 수감되었던 함 후보는 문재인 정부 이후 '운동권 정치'를 비판해 주목받았다. 지난해 8월에는 과거 민주화운동 참여자들과 함께 민주화운동동지회를 결성해 "민주화운동의 상징 자산을 주사파가 사취하여 독점 이용하는 어이없는 사태에 책임을 지고 잘못을 바로잡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통민주세력의 적자" 2012년까지는 '운동권 경력' 내세워 출마
전라북도 군산시 출생인 함 후보는 고향인 군산에 여러 차례 출마한 바 있다. 2000년 제16대 총선에서는 새천년민주당에서 공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2002년 재보궐선거에서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2006년에는 열린우리당 후보로 군산시장 선거에 출마했고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는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출마했으나 같은 당 김관영 후보와의 경선에서 패했다.
함 후보는 지난 2012년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총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민주화운동과정에서 3차례 구속과 3년 6개월의 투옥 생활, 실패를 통해 단련된 강인한 신념, 386세대를 결집해낼 수 있는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춘 저 함운경은 보수기득권과 맞서 싸워 한국정치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민주화운동 이력과 386세대를 강조했다.
또한 함 후보는 지난 2012년 전주방송(JTV)과의 인터뷰에서 "송영길 인천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김두관 경남도지사 등이 함운경의 친구이자 선배들이다. 민주통합당 중앙당에도 이인영 최고위원, 우상호 전략본부장,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 강기정 국회예산결산특위 간사 등이 핵심적인 자리에 포진해 있다"며 당시 민주통합당 내 민주화운동 시절 인맥을 부각했다.
실제로 2012년 1월 열린 함 후보의 출판기념회에는 송영길 당시 인천시장이 참석하고 안희정 경남도 충남지사와 김두관 당시 경남도지사가 축하 영상을 보냈다.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와 '나는꼼수다'의 김용민씨 또한 패널로 등장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어 함 후보는 "함운경은 민주화운동을 거쳐 줄곧 군산의 민주당을 지켜온 정통성 있는 사람이라고 감히 자부한다. 민주당이 잘 나갈 때나 민주당이 힘들 때나 군산에서 민주당과 함께 버텨왔다"면서 "정통민주세력의 적자 함운경이 민주당답게 하겠다"라고 주장했다.
2016년에는 "운동권이 무슨 큰 죄냐" 눈물도 보였는데...
함 후보는 지난 2016년 총선에서도 김윤태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더불어민주당은 자신의 친정"이라며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함 후보는 "민주당에 복당해 다른 예비후보들과 경선을 통해 총선 후보가 되길 바랐으나 뜻을 이루지 못해 깊은 상처가 됐다. 하지만 민주당의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라는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고자 단일화를 결심했다"며 단일화 제안 이유를 밝혔다.
한편 2016년 총선 당시 JTV가 주최한 군산 후보 토론회에서 김관영 당시 국민의당 후보는 '야권분열의 책임이 국민의당에 있다'는 김윤태 민주당 후보의 발언에 "야권분열의 책임은 패권주의에 찌든 운동권 정당을 계속 만들어 온 문재인 대표와 그 패권주의를 사로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무소속으로 출마한 함운경 후보는 김관영 후보의 발언에 대해 마무리 발언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번 선거가 다섯 번째 선거다. 서른셋에 시작해 20년이 흘렀다. 저는 민주화를 위해서 열심히 싸웠는데 오늘 마지막에 김관영 후보가 말하기를 '운동권 정당' 이런 말을 하면서 운동권이 마치 무슨 큰 죄를 지은 것만 같이 얘기를 하시는데. 제 인생이 정말 슬프다. 제가 이러려고 정치한 것도 아니고 이렇게 민주화운동을 했던 것이 비아냥의 대명사가 된다는 것이 이해할 수가 없다. 저도 군산과 나라를 위해서 일하고 싶었을 뿐이다."
함 후보는 위와 같이 말하며 한숨과 함께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처럼 열린우리당·민주통합당 소속으로 운동권 이력을 내세우며 수차례 출마해 온 함 후보가 현재 운동권 특권 청산을 주장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