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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교육연대는 28일 거제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남교육연대는 28일 거제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거제교육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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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은 교육과 관련이 없는 걸까, 정당은 교육에 관심이 없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무슨 이야기를 할 지 고민하다가 아들한테 물어봤다. 학교 다니면서 불편한 점이나 어른들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물으니 대번에 화장실이라고 하더라."

중학생 자녀 2명을 둔 곽수진 학부모는 28일 오전 거세시청에서 열린 '지방교육 살리기 촉구 교육공동체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거제교육연대(상임대표 김재욱)가 주최했다.

곽 학부모는 "아들은 남자화장실 3칸 중에 2칸이 쪼그려 앉는 변기라며 요즘 그런 화장실을 찾기도 힘든데 아직도 많은 학교가 그대로인 것 같다. 시설이든 시스템이든 가장 마지막까지 과거에 머물러 있는 곳이 학교인 것 같다"라며 "교육감이든, 거제시장이든, 국회의원이든, 대통령이든 누구든 기본적인 교육환경부터 개선해달라"라고 호소했다.

부산에서 살다가 거제로 왔다고 한 그는 "거제는 마냥 아름다운 곳이고 어디를 가도 치유가 되며, 자연과 벗삼아 뛰어놀 수 있다고 이전에는 생각했다"라며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교육 시설은 열악하고, 사교육비는 똑같이 들지만 다른 도시와 경쟁에서 한참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남편이 일하는 조선소는 이번에 임금 체불로 불안해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이어 "문화와 의료는 물론이고 대학에 진학하려면 무조건 집을 떠나야 하고 돌아와서 취업하려 해도 일자리가 마땅찮으니 내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도 거제에서 살자고 할 수 있을까? 여기서 과연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아이가 커갈수록 고민이 깊어진다"라고 말했다.

곽 학부모는 "국회의원 되실 분에게 당부드린다. 거제의 지역적 특성을 정책에 반영하고, 아이들이 평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며, 거제에 사는 것이 진로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달라. 학부모, 지역사회와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같은 자리에 선 올해 고등학교 졸업생은 "학교생활에서 생활기록부를 채우기 위한 활동들의 질이 조금 부족하다고 느꼈다. 학교 내에서의 활동 말고 외부 활동들이 부족하다고 느꼈다"라며 "교육에서도 학교 내에서의 경쟁은 괜찮지만 전국적으로 경쟁하는 수능 부분에서는 밀린다고 느꼈다. 결국은 수능을 위해 사교육을 들을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문화 생활을 즐기기고 싶지만 힘들고 시설도 부족하다"라며 "그래서 학생들에게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복지와 시설, 학생들의 진로를 좀 더 다양화 시킬 수 있는 활동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거제교육연대는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은 지방 교육문제 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방소멸이라는 단어가 전혀 낯설지 않게 된 지 오래다. 일자리 구하려고, 병원에 가려고, 학원에 보내려고, 대학 진학을 위해, 문화생활을 누리기 위해 지방을 떠나 수도권으로 모든 인구와 기초·기반 시설이 이동하고 있다"라며 "쉽지 않은 문제라 누구도 손을 대지 못하고 있지만 시간을 끌수록 더 어려워질 것은 자명하다"라고 지적했다.

총선 관련해 이들은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더 이상 지체 없는 논의와 결단이 필요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라며 "법을 만들어 대한민국의 방향을 결정하고 정부의 방향을 견인하거나 견제하는 일이 국회의원의 중요한 의무이다. 하지만 국회의원 후보나 정당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유권자인 국민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또 이들은 "지방의 학생 수는 급감하고 있고 학교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학생의 흥미와 적성을 고려한 교육과정은 인적·물적 자원의 부족으로 제공이 어렵고, 학생들이 지역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문화·예술·체육 시설과 공간도 턱없이 부족하다"라며 "누구도 해결하려 하지 않는 골치 아픈 지방 교육문제를 정당과 정부는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거제교육연대는 지역 교육현안에 대해 학생, 학부모, 교직원, 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이고, 국회의원 후보자와 정당에 정책질의를 해 받은 답변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거제교육연대는 거제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경남민예총 거제지부, 놀이문화교육연구회_터, 민주노총 거제지부, 식생활교육거제네트워크, 전교조 거제중등‧초등지회, 학교비정규직노조 거제지회, 좋은벗, 참교육동지회 거제지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거제지회,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 거제지회, 거제YMCA로 구성되어 있다.

태그:#국회의원선거, #거제교육연대, #지방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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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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