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0~90년대 초 1년에 컬러브라운관 천만 본(개)을 생산 수출하며 고용과 내수로 지역 경제를 이끌었던 삼성에스디아이(SDI)의 제2 전성기 요인은 이차전지(배터리)다.
삼성SDI가 진행중인 5000억 원 규모 양극재(배터리 핵심소재) 소재 공장의 건축허가가 최근 완료돼 3월 중 울산 울주군 하이테크밸리 일반산단 3공구 삼성SDI 울산공장 내에 착공한다.
울산시와 삼성SDI에 따르면 이같은 양극재 소재공장 허가는 통상 3년 이상 소요되지만 2년 6개월 정도 단축됐다. 무연고 사유지 보상, 산업단지개발사업 실시계획 승인, 환경영향평가 등을 감안하면 삼성SDI 울산공장이 현대차 전기차 신공장 인허가 사례보다 더욱 난도가 높지만 허가 기간을 크게 단축했다.
이같은 허가 단축에 힘입어 삼성SDI는 거액을 투자하는 신형 배터리 공장도 울산공장 내에 건설할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배터리 시장의 여건상 당초 울산 내 투자계획이 없었다"며 "하지만 김두겸 시장 등 울산시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 활동에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상반기 김두겸 시장, 안효대 경제부시장을 비롯한 울산시 공무원들이 삼성SDI 본사를 수차례 방문해 대표이사 등 임직원들을 직접 설득하면서 물꼬를 텄다.
일자리 창출을 제1정책으로 내건 바 있는 김두겸 시장은 삼성SDI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현대차 전기차 신공장 최단기간 허가 사례를 근거로 "세계 어느 국가보다 신속하고 적극적인 행정지원과 전담 공무원 현장 파견을 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삼성SDI 대표이사는 지난 1월 24일 직접 울산시청을 방문해 김두겸 울산시장과 대규모 투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울산 투자를 약속했다.
5일 김두겸 울산시장은 "울산시에 차세대 미래 먹거리를 가져다줄 삼성 SDI의 2차전지 투자사업이 수많은 난제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빠르게 성과가 나서 매우 뿌듯하게 생각한다"라며 "신형 배터리 공장 등 추가 투자도 신속한 허가를 위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김두겸 울산시장은 '공무원 현장파견 기업투자 지원정책'을 펼쳐 현대차 전기차 신공장 투자를 유치했고 허가를 2년 이상 단축한 바 있다.
울산시의 행정지원 어땠길래
울산시는 삼성SDI 양극재 및 신형 배터리 공장 건립 행정지원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전담 공무원 1명을 파견했고, 파견된 전담 공무원은 현장에 매일 출근하면서 투자사업 수립 단계부터 기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포괄적 조언(컨설팅)과 업무지원은 물론 최적의 사업추진계획을 수립 후 직접 허가업무를 대행했다.
또한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등 현행법을 최대한 활용해 삼성SDI가 수십 년 동안 매입하지 못해 가장 큰 난제로 남아있던 공장 내 무연고 사유지를 4개월 만에 수용재결 완료했다.
이밖에 산업단지개발사업과 공장 건축을 동시에 추진하는 '준공 전 토지사용' 등 기업투자에 최적화된 맞춤형 현장 행정지원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