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매립장 문제로 농촌이 몸살을 앓는 가운데, 시민사회 단체들이 서울 시내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환경운동연합과 공익활동센터 농본(아래 단체)은 오는 14일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SK서린빌딩 앞에서 집회(집중행동)를 열고 여의도 민주당과 국민의힘 당사를 방문해 '산업폐기물 처리의 공공성 확보를 위한 정책요구안'을 전달할 계획이다.
단체는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는 전체 폐기물 중에서 산업폐기물(건설, 사업장, 지정 폐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육박함에도 불구하고, 산업폐기물 처리를 대부분 민간업체들에게 맡겨 놓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에 민간업체들이 무분별하게 전국의 농어촌 곳곳에서 매립장, 소각장, 유해재활용 시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허가만 받으면 막대한 이익을 올릴 수 있다는 생각에 SK, 태영 등 대기업들과 사모펀드들까지 산업폐기물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며 "그 결과 이익은 기업들이 가져가고, 피해는 지역주민들이 입고, 사후관리나 피해 대책은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져야 하는 기막힌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민간업체들이 입지의 적절성을 따지지 않고 인허가만 받으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농어촌 지역주민들이 고통받는다"며 "정치권에 폐기물 처리의 공공성 확보, 발생지 책임 원칙 적용, 주민감시권 보장 등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집회(집중행동)에는 산업폐기물매립장·소각장·SRF 및 유해 재활용시설에 반대하는 충남 예산 조곡그린컴플렉스(조곡산단) 반대대책위, 사천 대진산단 산업폐기물처리장 반대대책위, 강릉·양양 지정폐기물매립장 반대대책위와 천안·평택·연천 등지의 산업폐기물 매립장·소각장 주민대책위, SRF 발전소 및 소각장 대책 전국연대, 산업·의료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한 경북지역 공동대책위원회와 환경운동연합, 공익법률센터 농본 등이 참여한다.
충남 예산에서는 버스 1대, 40여 명의 주민이 집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예산 조곡산단 반대 대책위 장동진 위원장은 "산업화로 폐기물이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단순 매립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지하수 오염이나 안전성·사후 관리 문제 등 아직 검증이 안 된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폐기물 처리는 사기업이 아니라 국가에서 책임지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국가가 안전하게 폐기물을 관리할 수 있도록 관련법도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예산군과 SK에코플랜트가 추진 중인 조곡산업단지는 신암면 일원에 약 44만 평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하지만 산단 내에 대략 3만 2000제곱미터의 폐기물 처리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