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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권 선거'는 선거 과정에 공권력이 개입되어 치러지는 선거 형태를 뜻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관권은 국가 기관 또는 관리의 권력을 의미합니다. '관건'은 어떤 사물이나 문제 해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말합니다.

"대통령부터 집권여당, 언론까지 협잡해서 가짜뉴스를 유포하는가 하면 국가권력을 이용해 불법 선거 운동을 자행하고 있다. 3·15 부정선거와 다를 게 무엇인가."

이재명 대표가 5일 롯데백화점 앞에서 한 긴급 기자회견 발언은 '관권 선거'가 맞을까요? 아니면 '관건 선거'가 맞을까요? '관권 선거'가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은 '관건 선거'라고 표기했습니다. 

'관권 선거'를 '관건 선거'라고 표기한 언론
 
관권 선거를 관건 선거로 표기한 일부 언론사의 기사들
 관권 선거를 관건 선거로 표기한 일부 언론사의 기사들
ⓒ 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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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은 5일자 기사 제목을 <이재명 "尹, 3·15 부정선거와 뭐가 다른가… 관건선거라 확신">이라고 표기했습니다. 나중에 '관권 선거'라고 수정했지만 기사 하단의 연관 키워드를 보면 여전히 '관건 선거'라고 되어 있습니다. 

언론이 관권 선거를 관건 선거로 표기한 사례는 많습니다. <동아일보>는 지난달 23일 <이재명 "尹대통령 국힘 선대위원장 될 모양… 관건선거 자중해야">라는 제목의 기사를 아직도 수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동아일보의 기사는 통신사인 뉴스1의 전재 기사였습니다. 뉴스1이 잘못 표기했는데도 불구하고 검증 없이 그대로 전재한 것입니다. 

<파이낸셜뉴스>는 6일 국회에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의 최고위원회의 발언을 <홍익표 "尹대통령, 925조 남발… 촘촘히 계산된 불법 관건 선거">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습니다. 본문에서도 "촘촘히 계산된 불법 관건 선거"라고 두 번이나 잘못 표기했습니다. 

<SBS뉴스>는 지난해 10월 <선관위 보안점검 '관건선거 의혹'에… 국정원 "전혀 사실 아냐">라고 표기했습니다. 본문에도 "국정원의 관건선거 의혹을 제기했는데"라고 적었습니다. 5개월 전의 기사인데도 여전히 '관권 선거'를 '관건 선거'로 표기하고 수정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보도자료조차 '관권 선거'라고 표기했는데 
 
2023년 10월 18일 '머니투데이'의 국정원발 관권선거 반박 관련 기사와 국정원의 보도자료.
 2023년 10월 18일 '머니투데이'의 국정원발 관권선거 반박 관련 기사와 국정원의 보도자료.
ⓒ 머니투데이,국정원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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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관련 관권 선거 의혹을 다룬 <머니투데이>의 2023년 10월 18일 기사를 보면 <국정원발 관건 선거 의혹>이라고 잘못 표기한 것뿐만 아니라 국정원이 보도자료를 통해 '관권 선거'라고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국정원의 보도자료를 확인했더니 "최근 일각에서 제기하는 국정원발 관권선거 의혹 등에 대한 국정원 입장을 밝힙니다"로 '관권 선거'라고 적었습니다. 본문에서도 "먼저 선관위 보안점검과 관련한 관권선거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였습니다. 

국정원 보도자료에서도 '관권선거'라고 했는데 왜 <머니투데이> 기자는 '관건 선거'라고 했을까요? 보도자료가 잘못됐다가 수정된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기자가 확인하지 않고 오타를 그대로 옮긴 것이라면 잘못입니다. 또 다른 경우는 기자가 자신의 신념(?)대로 '관건 선거'라고 적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 또한 당연히 기자의 잘못입니다. 

기자라고 오타가 없는 무결점 기사를 쓸 수는 없습니다. <오마이뉴스>만 해도 기사 하단에 '오탈자 신고' 메뉴가 있을 정도로 오타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한 오타와 잘못 알고 있는 단어는 엄연히 구분돼야 합니다. 설령 잘못 알고 적었다고 해도 데스크에서 지적을 해주거나 나중에라도 수정을 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머니투데이>는 여전히 '관권 선거'를 '관건 선거'라고 표기한 기사를 포털과 자사 홈페이지 등에 게재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관권선거, #관건, #오탈자, #미디어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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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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