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고 고상하게 얘기하지 않겠다. 고양정 일산 서구 집값 화끈하게 끌어올리겠다.
지난 5일 국민의힘 김용태 전 의원이 경기도 고양시 정 출마 기자회견에서 밝힌 출마의 변이다(관련기사:
국힘 고양정 선수교체... 김용태 "집값 끌어올리겠다" https://omn.kr/27o5v). 집값을 올려주겠다는 공약은 지역구에 출마하는 정치인들의 전형적인 공허한 약속이지만 이제는 이런 류의 발언을 들으면 불쾌감이 먼저 인다.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개·돼지로 보고 먹고살게만 해주면 된다고.
2016년 전 국민을 공분케 했던 교육부 나향욱 정책기획관의 망언이다(관련기사:
'민중 개돼지' 발언 나향욱, 울먹이며 "죽을 죄 지었다" https://omn.kr/kefj). 국민은 내 집값만 올려주면 '만사 OK'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정치인이나 국민은 먹고살게만 해주면 된다고 생각하는 공무원의 사고 구조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내 집값만 중요하다?
김용태 후보는 본인이 유권자일 때 내 집값 화끈하게 끌어올려 주는 정치인에게만 관심 가졌는지는 몰라도 대한민국의 많은 시민들은 내 집값만 올려주면 임차인들에게 피해가 가든 말든, 지역 커뮤니티가 붕괴되건 말건 나만 잘살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살아왔고 앞으로 살아갈 내 지역의 거주 환경이 좋아지고 나와 이웃의 삶의 질이 더 나아지길 바라며 그런 비전을 보여주는 정치인을 뽑으려는 국민이 더 많다. 만약 다른 사람의 형편은 신경쓰지 않고 내 집값만이 중요한 사람이 더 많았다면 이미 대한민국 공동체는 문을 닫았을 것이다.
다수의 일산 서구 주민들도 내가 사는 지역의 거주 환경이 좋아지는 한편 고양시에 사는 수많은 무주택자들도 주거 불안에 시달리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지역을 만들고 싶어 할 것이다.
각자도생 아닌 서로의 필요를 생각하도록 하는 선거가 되길
선거 때마다 나오는 정치인들의 부동산 불쏘시개 공약은 정치인 개인에게는 권력 쟁취의 특효약일지는 몰라도 공동체를 서서히 말려 죽이는 독약이다. 개인의 탐욕을 부추기는 정치가 아니라 서로의 안위가 연결되어 있음을 인식하게 하며 공동체를 더욱 결속시키는 정치를 향한 경쟁이 일어나길 바란다.
국회의원 후보들은 정치를 하고자 했던 초심을 기억해 보길 바란다. 김용태 전 의원이 정치를 하고자 했던 이유가 지역 주민의 내 집값 올려주고 국회의원 당선되는 것은 아니지 않았나? 대한민국 국민들이 정치인들의 입에서 우리를 더 각자도생하게 만드는 말이 아닌, 지역 공동체의 필요가 무엇인지, 서로의 필요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품격 있는 말을 들으며 정치의 계절을 보낼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