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4.10 총선에서 여야 대진표가 대부분 윤곽을 드러냈지만, 부산 북구을은 아직 퍼즐이 맞춰지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4자 경선에 들어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북구청장을 지낸 정명희 예비후보가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북구에 전재수, 정명희 좌우 날개 달아야"
12일 부산시의회를 찾은 정명희 민주당 예비후보는 자신의 출마 이유를 패배에 대한 책임에서 찾았다. 정 예비후보는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정치권력이 바뀌며 공정·상식이 무너졌다고 판단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경고장을 던지고, 궤도를 수정하게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자신의 부산시의원·북구청장 경험은 입법부에서 균형발전과 지역 과제를 해결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예비후보는 지난 2014년 부산시의원을 지냈고, 2018년 북구청장으로 당선했다. 그는 "지역을 잘 아는 자신이 북구을의 적임자"라고 유권자 지지를 호소했다.
부산 북구을은 국회가 막판 선거구 획정안 타결을 통해 새로 만들어진 선거구다. 인구가 늘어나면서 기존 북강서갑과 북강서을이 북구갑·을, 강서구 3곳으로 조정됐다. 2석에서 3석으로 의석이 늘어나자 총선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국민의힘에서는 여러 인사가 경쟁 중이고, 반대로 민주당은 정명희 예비후보를 단수 공천했다.
민주당은 북구에서 현역 국회의원인 전재수 예비후보와 정명희 예비후보의 동반 당선을 노린다. 재선 의원인 전 예비후보가 오랜 기간 텃밭을 닦았고, 구청장을 지낸 정 예비후보의 인지도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정 예비후보가 이날 출마선언에서 "북구가 좌우 날개를 달아야 한다"라는 발언을 한 건 이런 배경에서다.
본선 준비가 마무리된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은 뒤늦게 불이 불었다. 마지막 남은 한 장의 공천장을 놓고 4명의 후보가 도전장을 던졌다. 앞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추가 공모를 통해 북구을에 김형욱 전 국가정보원 사이버안보 및 과학정보 총괄기획, 박성훈 전 해수부 차관, 손상용 전 부산시의회 부의장, 이수원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이 4인 경선을 치른다고 발표했다.
이 중에서 3명은 다른 지역에서 고배를 마신 뒤 북구을로 방향을 튼 주자여서 눈길을 끈다. 공천 후유증 우려에 국민의힘은 북구을 공모를 통해 이들에게 다시 기회를 마련했다. 경선은 누가 본선 경쟁력이 있느냐로 결판이 날 전망이다. 여당은 결국 단체장 출신인 민주당 후보에 맞설 수 있는 인사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 북·강서구는 '낙동강벨트'로 불리는 지역 중 하나다. 부산이지만 마냥 보수텃밭이 아니라 국민의힘 1석(김도읍 의원), 민주당 1석 등 균형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선거구가 분리되면서 셈법이 더 복잡해졌다. 여야는 이를 감안해 적극적으로 선거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당장 여당은 오는 14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부산 북구 방문 일정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