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교육청이 교육청의 슬로건을 교체하고 이를 일선학교의 주 출입구에 일괄적으로 게시토록 지시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하지만 교육청은 "전달 과정에서 벌어진 오해"라고 설명했다.
12일 전북교육청과 이 지역 교사들에 따르면 도교육청 산하 지역 교육지원청은 지난 6일 모든 학교에 교육청의 비전과 슬로건을 학교의 주 출입문 위주로 1곳에 의무적으로 부착한 뒤, 부착된 사진을 8일까지 보고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냈다.
슬로건 교체 뒤...
지침에는 "건물 안쪽에서 밖으로 나가는 방향에는 '더 특별한 전북교육 학생중심미래교육' 슬로건을, 건물 밖쪽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방향에는 '실력과 바른 인성을 키우는 전북교육'이라는 비전을 게첨하라"며 구체적인 위치까지 지정했다.
이같은 지침은 도교육청이 지난 5일 교육지원청으로 보냈으며, 다음날 각 교육지원청이 일선 학교에 보냈다. 공지 방식도 공식적인 공문이 아닌, 내부업무포털을 통한 담당자 개별 메신저로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언론[창]과 한 통화에서 "전북이 특별자치도로 격상됨에 따라 이에 맞춰 슬로건을 변경하게 되었으며, 변경된 슬로건을 홍보하기 위해 각 학교에 게첨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슬로건은 당초 '학생중심미래교육'에서 '더 특별한 전북교육 학생중심미래교육'으로 변경됐다.
지역 교육계에서는 교육청이 슬로건 교체의 이유나 의미 등에 대해 사전 설명도 없이 획일적으로 슬로건 게시를 요구한 것에 대해 "전례가 없었다"며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문 아닌 내부업무방 메신저로 지시
전북지역 초등학교 한 교장은 "학교에는 학교 구성원들이 논의한 뒤 마련한 교훈 등을 게시하고 학교마다 다양한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며 "교육청이 이를 무시하고 교육청의 슬로건만을 의무적으로 게시토록 하는 것은 교육을 획일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 교장은 이어 "학교는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업무 지시는 공식적인 공문으로 하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럼에도 개별 담당자 메신저로 업무를 지시하는 것은 교장의 자율권을 훼손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교육지원청에 부착 후 인증사진을 첨부 파일로 보고토록 한 것은 맞다"면서도 "이같은 지침이 그대로 일선 학교까지 보내지면서 마치 학교의 의무사항인 것처럼 비춰진 것 같다. 학교는 의무가 아닌 자율적으로 게첨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어 "조만간 슬로건의 교체 이유나 의미 등을 담은 설명자료를 만들어 각 학교에 보내 이해를 돕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