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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야구 동호인 30여명은 지난 11일 경주야구협회 비리 의혹 감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경주 야구 동호인 30여명은 지난 11일 경주야구협회 비리 의혹 감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 바른지역언론연대
 
경북 경주시 야구 동호인 일부가 경주시야구소프트볼협회(이하 야구협회) 비리 의혹에 대한 감사를 경주시체육회에 청구하며 지역 야구계가 시끌해졌다.

지역 야구 동호인 30여명은 지난 11일 경주시체육회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주시야구협회 비리 의혹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또한 경주시체육회에 야구협회 감사 요청서를 전달하며 조속한 감사 진행을 촉구했다.

야구 동호인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협회 일부 관계자들이 지역 사회인야구 리그 운영비를 유용 및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야구대회 개최를 위해 교부받은 경주시 보조금 일부도 부정 지출했다며 경주시의 감사도 요청했다. 이들은 올해 44개 동호회가 리그를 치르려고 했으나 야구협회의 비리 의혹으로 39개 팀으로 감소했으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리그 진행이 불가한 만큼 빠른 감사를 희망했다.

사회인야구 리그 운영비 유용 주장
 
 지난 11일 야구 동호인 측 관계자가 경주시체육회에 감사 요청서를 전달했다.
지난 11일 야구 동호인 측 관계자가 경주시체육회에 감사 요청서를 전달했다. ⓒ 바른지역언론연대
 
야구 동호인들은 각 동호회에서 리그를 치르기 위해 받은 리그 운영비를 협회 일부 관계자들이 유용 및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먼저 리그를 치르기 위한 야구 구장비 예산 900만원 중 경주시시설관리공단에 지출한 실제 금액은 300만원에 그친다는 것이다.

이 300만원 마저도 최근 비리 관련 문제가 불거지자 얼마 전에 시설관리공단으로 급하게 송금시켰다는 주장이다. 특히 동호회 감독들이 차액의 사용처를 협회 관계자에 문의했지만 모른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식비에 대한 비리 의혹도 제기했다. 동호인들에 따르면 2023년 식비 예산이 리그 200만원, 협회 220만원 등 420만원으로 책정됐지만 협회의 일부 관계자들이 1360만원을 식비로 지출했다는 것.

더욱이 협회 관계자들은 리그가 없는 평일에 리그 운영비로 식사를 하는 등 이해하기 힘든 지출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동호인 측 관계자는 "사회인야구 리그를 치르기 위해 각 동호회에서는 200~240만원의 리그 등록비를 매년 협회에 납부하고 있다"면서 "리그 등록비는 회원들의 회비가 모여진 돈임에도 불구하고 협회 일부 관계자들이 리그 이외의 비용으로 집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실 확인을 위해 협회 자체 감사자료를 요구했지만 1년마다 폐기해 자료가 없다는 황당한 답변을 받았다"면서 "지출에 대한 증빙자료가 없어 통장 내역을 열람하는 과정에서 동호회 감독자들이 협회 관계자가 리그 운영비 등을 유용한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경주시 보조금 부정 사용 의혹도 제기

야구 동호인들은 경주시 보조금을 받는 각종 대회에서 협회 일부 관계자들의 부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야구용품점과 광고사 집행금액이 2000만원 이상임에도 수의계약을 했으며, 인건비 지급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야구용품의 경우 전국 중학선수권 대회에서 사용하기 위해 총 2500만원 가량을 700만원, 800만원, 900만원과 같이 쪼개어 야구용품점 한 곳에서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보조금은 2000만원이 넘을 경우 입찰을 진행해야 하지만 이를 피하기 위해 금액을 나눠 집행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 용품사는 협회임원의 친인척 명의로 된 곳으로 확인돼 비리가 의심된다고 전했다.

인건비 부정 지급 주장도 나왔다. 협회 관계자 친인척 명의 계좌로 입금한 후 되돌려 받은 것과 대회에 심판으로 참여하지 않은 사람에게 심판비를 지급했다는 것.
보조금 부정 사용 의혹 제기에 경주시는 별도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동호인들이 제기한 보조금 부정 사용에 대해서 자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부정 사용이 확인될 경우에는 관련 법에 따라 절차대로 처리하겠다"고 전했다.

경주시체육회 감사 착수, 야구협회 의혹 당사자는 반박

의혹 핵심 인물인 야구협회 관계자는 동호인들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동호인들이 제기한 구장료는 항목에 구장료를 포함한 부대 비용이 포함됐기에 약간 과할 수는 있지만 문제는 없다"면서 "협회 실무자 및 심판에게 지급된 인건비 의혹도 실제 대회 관련된 업무를 수행했기에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지급됐다"고도 밝혔다. 

또한 "야구용품점과 광고사 결제 건은 수의계약 금액인 2000만원을 넘지 않았고, 신속한 대회 진행과 불필요한 절차를 생략하고자 예전부터 거래해온 업체와 계약을 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보조금이 지급되는 대회 예산 집행과 결산은 문제가 된 부분이 없고, 리그 등록비 사용 또한 문제가 될 부분이 없는데 이렇게 일이 커진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이번 일로 인해 경주에서 치러진 전국 규모 야구대회 유치에 어려움이 생길 것 같아 걱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일부 동호인들로 여태껏 리그를 잘 치러왔기에 무엇이 문제인지 의문을 가진 동호인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야구 동호인들이 경주시체육회에 감사를 요청함에 따라 체육회도 감사 준비에 착수했다. 경주시체육회에 따르면 감사 요청을 받은 지난 11일 5명의 위원으로 감사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자료 요청을 위해 경주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과 면담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체육회 관계자는 "야구협회장은 현재 해외에 있어 빨라도 금요일에야 첫 면담이 가능할 것 같다"면서 "절차대로 감사를 진행해야 하는 만큼 야구협회 회장에게 감사자료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감사를 통해 동호인들의 의혹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주 사회인야구 리그 정상화 위해 조속한 감사 촉구

이번 기자회견을 진행한 동호인들에 따르면 경주에는 6~70여개의 야구 동호회가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때 경기 진행에 어려움을 겪으며 50여개 팀이 남게 됐고 2024년에는 44개 팀이 리그 등록을 결정했다. 이 중 5개 팀은 야구협회 비리 의혹과 관련해 납부한 리그 등록비를 회수하며 감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등록을 보류한 상황이라는 것.

동호인 측 관계자는 남아있는 1000여명의 야구 동호인들을 위해서라도 조속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감사 결과가 나와야 리그 진행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이번 동호인들의 행동은 경주 야구 발전을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동호인들의 감사 촉구 기자회견과 집단행동으로 인한 여론화가 누워서 침 뱉기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면서도 "경주지역 야구 발전을 위해서 잘못된 부분을 확실하게 도려내고 다시는 이런 비리가 발생하지 않게 선례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경주#야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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