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이 진보정당끼리 울산광역시 동구 후보 단일화를 사전 합의했음에도 더불어민주당과 울산 전 지역구 단일화를 선언하면서 진보정당 간 연대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녹색정의당은 "양다리 연애는 들어봤어도 양다리 단일화는 처음 들어본다"며 명확한 입장 정리를 촉구했다.
권영국 녹색정의당 대변인은 17일 "울산에선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는 논평을 냈다. 그는 "2월 2일 울산 동구에서는 민주노총 공식 지지후보인 노동당 이장우 후보로 민주노총과 노동당, 녹색당, 정의당, 진보당 간의 후보 단일화가 있었다. 작년 9월 13일 합의에 근거한 단일화였다"며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3월 12일, 진보당은 아무런 사전 협의도 없이 울산 모든 지역구에서 민주당과 단일화를 선언했다"고 지적했다.
권 대변인은 "양다리 연애는 들어봤어도 양다리 단일화는 처음 들어본다"며 "아무리 정치에서 '강호의 도'가 땅에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런 상도의도 없는 정치를 하는 정당이 어느 나라에 있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진보당은 민주노총과 진보 4당 간의 합의를 정면으로 무시하고 '위성정당 반칙연대'에 합류한 것도 모자라 울산에서의 이중 단일화로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여타 진보정당 당원들을 기만한 것"이라고도 했다.
권 대변인은 "18일 열리는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진보정치의 미래를 민주당에게 저당 잡히려고 하는 진보당에 대한 입장이 명확히 정리되길 강력히 희망한다"며 "진보정치에 대한 원칙이 사라지면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되돌리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친자본 보수양당 지지 행위 금지'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진보당이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연합에 참여하자 민주노총 내부에선 '총선방침에 어긋난다'며 진보당 지지철회 요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