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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중에 발생한 해병대 고 채 상병 사망사고를 수사하다가 항명 등의 혐의로 군검찰에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중앙군사지역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며 응원 나온 해병대 예비역들과 함께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중에 발생한 해병대 고 채 상병 사망사고를 수사하다가 항명 등의 혐의로 군검찰에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중앙군사지역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며 응원 나온 해병대 예비역들과 함께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 유성호
 
박정훈 대령 측이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피의자인 이종섭 주호주 대사(전 국방부 장관)의 급거 입국에 "우리 근현대사의 참 치욕스러운 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이 대사를 (박 대령 재판의) 증인으로 신청해 법정에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령의 변호인 김정민 변호사는 21일 오전 10시께 박 대령 재판에 앞서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 공범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국가 대사로 임명한 뒤 세금을 축내 해외로 도피시키는 전례를 만들었다"며 "죄 없는 사람(박 대령)은 재판받으며 고생하고, 죄 있는 사람은 국민 세금으로 비행기 타고 바다 건너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국민들이 어떻게 보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채 상병 사망사건을 수사한 박 대령은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을 피의자로 적시한 수사보고서를 경찰에 이첩했다는 이유로 되레 항명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김정민 변호사 "반대조차 없는 내각, 윤석열 정부 충성 집단"
 
▲ ‘팔각모 사나이’ 군가 응원과 함께 군사법정 향하는 박정훈 대령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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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령은 이날 3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군사법원에 출석했고, 해병대예비역연대가 군가 '팔각모 사나이'를 부르며 박 대령과 함께 했다. 꾸준히 박 대령을 지원해 온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과 이날 처음 공판 현장을 찾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자리했다. 이들은 다 같이 "국정조사·특검을 즉각 실시하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었기도 했다.

직전 박 대령과 비공개로 면담한 이준석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이 대사의) 해외도피를 기획했던 이 정권에 많은 사람들이 실망하고 있다"며 "오는 25일 공관장 회의를 위해 입국했다는 것 자체가 급하게 출국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사의 귀국은 누가봐도 총선 일정에 맞춘 정치적 행동이다. 윤 대통령이 여당 지지율이 살아나는 착시 속에서 오만하게 행동하다 (지지율이 떨어지자 이 대사를) 귀국시킨 상황"이라며 "박 대령은 국민이 바라는 방향으로 복무했을 뿐이고 윤 대통령은 오히려 국민에게 항명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저와 박 대령은 '임기 3년이 남은 권력자에게 찍혀 개인이 얼마나 어려운 저항을 하고 있는지'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다"며 "당 차원에서 항상 미안한 마음과 더불어 어떻게든 돕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 박정훈 대령 면담한 이준석 "권력자에 찍혀 저항, 나와 공감대"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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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를 앞두고 있어 제가 대신해 말씀 드리겠다"고 운을 뗀 김 변호사는 "(이 대사가) 공수처 수사에 응하겠다고 (말)한 게 본질이 아니라 (공범 의혹의 윤 대통령이) 피의자를 국가 대사로 임명한 인사권 남용이 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종범을 해외로 도피시키는 것은 전례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승만 대통령 때 전 국방부 장관을 주일대사로 임명해 내각에서 반대한 바 있다"라며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내각의 반대조차 없는 충성스러운 집단"이라고 꼬집었다.

더해 김 변호사는 "이 대사가 개인 휴대폰으로 대통령실과 (7월 31일 오전 11시 45분경) 통화한 게 밝혀졌다"며 "이 대사가 해병대사령관에게 이첩 보류를 지시한 다음 (대통령실에서) 온 전화면 모를까, (이첩 보류를 지시하기) 바로 직전에 (이뤄진) 통화인데도 대통령실은 '통상적 전화'라고 해명할 뿐 누가 왜 전화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사외압의 마지막 퍼즐은 맞춰졌다. (대통령실의 해명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박 대령은 참담한 심경이고 분노를 느꼈지만, 많은 국민이 공감과 분노를 해주셨기에 잠시 내려놓고 재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병대예비역연대 "회피 한동훈, 지도자 맞나"
 
▲ 이종섭 귀국쇼에 화난 해병대예비역연대 “채 상병 특검법 수용하라”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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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병대 정원철 예비역 연대 회장과 예비역들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중앙군사지역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중에 발생한 해병대 고 채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특검을 촉구하고 있다.
해병대 정원철 예비역 연대 회장과 예비역들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중앙군사지역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중에 발생한 해병대 고 채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특검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박 대령의 법원 출석 후 현장에 남은 해병대 전우들은 같은 날 이 대사의 급거 귀국을 '런종섭 귀국쇼'라고 칭하며 정부·여당에 "즉각 특검과 국정조사를 수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은 "대통령실이 이제 공수처 수사에 관여하는 데 이르렀다. 이 대사는 수사외압 정황이 담긴 휴대전화가 아닌 새로 개통한 깡통폰을 공수처에 제출하고 부리나케 호주로 떠났다"며 "이게 증거인멸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어 "이 대사는 공관장 회의를 구실로 귀국쇼를 했는데 그 허접한 쇼에 놀아날 국민들이 아니다"라며 "중대 혐의자를 대사로 임명시킨 대통령은 스스로 탓할 양심이 없나. 국민 앞에 사과라는 건 없고 꼭 국민을 이겨먹어야 하겠나"라고 질타했다.

정 회장은 '입국한 이 대사가 국내 체류 기간 중 공수처의 조사를 받겠다고 한 것'에 대해 묻는 <오마이뉴스>의 질의에 "범죄 혐의자가 (수사기관이) 부르면 부르는 대로 수사받아야지 아주 시건방진 것"이라며 "국민 알기를 졸로 보니 막 나가는 것"이고 평가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 대사의 귀국으로 논란이 다 해결됐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제가) 국민의힘 당원인데 (한 위원장에게) 만나자고 팩스를 보내도 답이 없다"며 "자기가 불리하면 회피하는 게 정치 지도자인가"라고 답했다.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중에 발생한 해병대 고 채 상병 사망사고를 수사하다가 항명 등의 혐의로 군검찰에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중앙군사지역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며 응원 나온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해병대 예비역들과 함께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중에 발생한 해병대 고 채 상병 사망사고를 수사하다가 항명 등의 혐의로 군검찰에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중앙군사지역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며 응원 나온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해병대 예비역들과 함께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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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채상병사망사건#박정훈#해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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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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