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이 이번에는 검찰의 불법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했다. 조국 대표는 '윤석열 검찰' 시절 대검찰청 예규를 바꿔 압수수색과 무관한 정보마저 '디지털 캐비닛'에 보관해 왔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와 함께 22대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추진해 진상을 밝히겠다고 했다.
조 대표는 25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검찰의 조직적인 범죄 행위가 드러났다. 수사 과정에서 범위를 벗어난 압수수색으로 얻은 민감한 개인정보를, 폐기해야 되는 사생활 정보를 보관하고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라며 <뉴스버스> 보도를 인용했다. 이 매체의 이진동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검찰이 자신의 휴대폰 전체 정보를 복제, 대검 서버 '디넷(D-NET)'에 등록하고 보존한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
법원은 압수수색 영장에 사건과 관련 없는 정보는 삭제·폐기하라고 명시한다. 검찰 또한 압수수색 종료 후 대상자에게 '사건과 관련 있는 정보만 추려 압수하고 그 목록을 작성한 다음, 압수작업용 컴퓨터에 옮겼던 휴대전화 정보 전부는 삭제·폐기했다'는 확인서도 교부한다. 수사기관이 영장범위를 넘어서 사건과 무관한 정보를 수집·보관·활용하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기 때문이다. 조국혁신당이 이 일을 '검찰의 불법 민간인사찰'로 규정한 까닭이다.
조국 대표는 "이런 민간인 불법사찰 행위는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대검찰청 예규를 만들어서 공공연하게, 조직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검찰은 2012년부터 대검 서버에 스마트폰 복제정보를 저장하기 시작했는데, 2021년 1월 이전까지는 '압수대상이 아닌 정보는 폐기한다'는 규정만 있었다. 그런데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인 2021년 1월 압수대상이 아닌 정보는 대검 서버에 등록할 수 있다는 예규가 신설됐다.
조 대표는 "윤석열 총장은 '검찰공화국'을 만들 준비를 미리미리 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주 당이 이미 공수처에 윤석열, 김오수, 이원석 등 전·현직 검찰총장과 현직 특수부 검사들을 직권남용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실을 밝히며 "22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뜻을 같이하는 야당과 함께 '검찰의 불법 민간인 사찰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당 내 '검찰 전자 캐비닛 신고센터'로 피해 사례를 제보해달라고 했다.
검찰 서버에 남은 정보들... "민간인 불법사찰"
센터장을 맡은 김형연 전 법제처장은 검찰이 지난 23일 낸 해명자료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대검은 압수증거물이 원본과 같다는 점을 검증하기 위해 디넷에 업로드했고, 엄격한 통제가 이뤄졌으며 2019년 5월 20일에 개정된 대검예규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너무나 뻔뻔한 거짓말"이라며 "어떻게 사본으로 원본과의 동일성을 검증하나? 18년 법관 생활했지만,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백 번 천 번 양보해도 이를 허용하는 법률 규정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전 처장은 "2019년 5월 20일 대검 예규 때부터 불법 저장을 시작했다는 해명도 2021년 1월 1일 개정된 예규와 비교하면 금방 알 수 있다"며 "개정된 22조는 별건자료를 수집하도록 했다. 또 36조를 신설해 압수대상이 아닌 정보조차 전부 다 저장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검 공보관은 사정이 이와 같음에도 검찰의 조직적 범죄행위를 은폐하기 위한 허위공문서를 작성했다"며 "금명간 공수처에 추가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처장은 또 "대검 공보관 공보에 따르면 대검은 불법예규를 계속 유지해서 범죄행위를 지속하겠다는 대국민 협박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수사기관의 범죄정보 수집 등은 법률이 정한 범위에서, 법원이 발부한 영장 내에서만 가능하다는 법률유보원칙과 영장주의를 언급하며 "이 간단하면서도 핵심적인 헌법원칙을 모르는 검사는 검사로서 자격이 전혀 없다"며 "'대검 내부기준을 따랐다'는 서울중앙지검 관계자 말도 헌법 원칙을 전혀 망각한 주장"이라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