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19일 열린 기자회견
지난 19일 열린 기자회견 ⓒ 이경호
 
지난 19일 대전환경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총선의 후보와 각 정당들에 기후공약을 촉구했다. 비단 대전뿐 아니라 전국의 시민들이 모인 '기후정치시민물결'이 만들어져 올해를 '기후정치'의 원년으로 선언하기도 했다. 기후투표, 기후정치라는 개념이 아직은 생경하지만 우리가 꼭 가야할 길이다.
  
기후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여론조사를 해도 국민들의 관심이 크다고 나타난다. 이제 기후문제에 대한 공감은 대개들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기후투표는 이런 공감을 같이 하면서 기후위기 공약이나 정책을 중심에 두고 실행하겠다는 후보나 정당에 투표하자 권유이자 요청이다. 기후정치는 다른 어떤 과제보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 전환과 온실가스 감축, 기후재난으로 인한 피해와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기후정의에 초점이 맞추는 정치다.

현재 그만큼 기후위기가 심각하다는 위기의식에서 시작된 것이다. 기후위기 문제를 우리 지역에 주요한 문제로 대응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시민들이 많다. 기후문제가 화석연료를 기반한 에너지나 자원을 많이 쓰고 또 어쩔 수 없이 소비하고 쓰게 만드는 시스템에서는 해결이 어렵다. 결국 우리 사회의 시스템을 완전히 전환해야 하는 것이기에 기후문제를 중심에 둔 정치가 필요하다.

국민의힘은 원전과 재생에너지 균형있는 확충, 소형모듈원전 개발 중심 기후산업을 육성하는 공약이고, 더불어민주당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기업의 RE100이행 적극지원, 탄소중립산업법 제정등을 공약했다. 녹색정의당은 2050년 재생에너지 100% 목표로 탄소세와 기후배당 도입, 탈석탄지역지원 특별법과 농어업 재해보상법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과 기후환경단체들은 탈석탄과 재생에너지 전환을 얼마나 빨리하는가, 기후재난과 불평등에 얼마나 대응하는가, 교통과 건물과 같은 구체적 대안에 얼마나 부합한가 등으로 공약들의 현실성, 실행가능성들을 비교해 발표하고 있기도 하다.

유권자는 준비됐다, 후보가 준비되지 않았을 뿐
 

대전 지역 후보들 기후공약 중에는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확대하거나 산업단지를 친환경으로 전환 공약이 있지만, 아직 구체적 실행방안들이 없다. 하지만 지금 기후인식이 커진 만큼, 국가 정책을 살펴야 할 국회의원 후보이기 때문에 국가 전반의 기후의제를 지역 기반도 잘 다지게 하면서, 국가 방향으로 잘 잡아나갈 수 있는 정책적 역량이 있는가가 중요하다.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이 제정되면서 각 지역이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수립했다. 대전도 40%를 감축하겠다는 어떤 법적 목표를 정했다. 하지만 이런 목표와 계획과 달리 녹지를 훼손하는 그린벨트 해제나 관광지 개발이 공약이 더 많다. 산업유치, 도시조성, 관광벨트, 도로확장과 같은 개발공약 들이 주류이다. 결국 온실가스 배출이나 감축목표 달성은 먼나라 이야기가 된다. 이율배반적인 공약이 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홍수나 가뭄, 폭염과 폭우 등 기후재난은 가난한 서민, 노약자, 장애인, 주거 취약계층과 농민에게 더 위험하고 예산투입이 필요하지만, 이런 공약은 거의 없다. 

후보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시민들의 인식수준이다. 지난 2월 녹색전환연구소와 같은 환경연구소와 단체들이 '2023 기후위기 국민인식조사 전국보고서'를 발간했다. 대전지역의 경우 이번 총선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강조하는 후보에게 더 관심을 둘 것이라는 응답이 59.5%로 절반 이상 나왔다. 5명 중 3명 정도는 "정치적 견해와 다르더라도 투표를 고민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민선 8기 들어서 멈춘 미니태양광 확대예산과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해서도 '필요하고 적극 확대해야 한다' 답한 비율이 50%를 넘게 나왔다. 결국 시민들은 기후에 투표할 준비가 돼 있지만 후보가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다.

대전은 전국에서 전력자립도가 가장 낮은 도시 중 하나이다. 전력자립도를 높이는 정책 방향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사라질 화석연료 보다는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 확대로 이 비율을 높여가야 한다. 하지만, 지방정부는 대규모 가스발전건설로 전력자립도를 높이는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총헌 후보들이 기후위기를 위해서는 이런 지역정책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재생에너지 전환으로 유도할 수 있는 공약들의 제안이 절실하다. 국가정책으로 보면 핵발전 진흥 정책 중단, 석탄과 가스 등의 화석연료 의존도를 재생에너지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할 수 있는 공약들이 제시돼야 한다.

과도한 토건·개발주의 공약은 철회가 필요하다. 개발보다는 공공교통 확대나 그린리모델링으로 기후재난시대 주거권을 보완해가는 데 예산을 써야 한다. 시민의 삶과 밀착된 교통·건물 부문 정책들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총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제 유권자들의 시간이 시작됐다. 누구에게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 투표할 것인지를 고민이 필요하다. 기후를 걱정하는 유권자들의 선택지는 매우 협소한 것이 사실이다. 기후 유권자의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후보자들에게 공약을 요구하고, 조금이라도 나은 기후공약을 제시한 후보자에게 투표가 필요하다.

#기후위기#기후투표#총선#대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날로 파괴되어지는 강산을 보며 눈물만 흘리고 계시지 않으신가요? 자연을 위한 활동이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대전환경운동연합 회원이 되시면 함께 눈물을 흘리고 치유 받을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하기! https://online.mrm.or.kr/FZeRvcn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