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남·용인=연합뉴스) 차지연 안채원 기자 = 4·10 총선을 열흘 남긴 31일 국민의힘 한동훈 총괄선대위원장과 수도권 후보들은 몸을 바짝 낮추며 '대국민 읍소'를 이어갔다.
이종섭 전 주호주 대사 논란, 의정 갈등 등으로 선거 판세가 불리하게 흐르자 국민을 향해 '반성한다, 달라지겠다,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경기 성남 분당과 용인 유세에서 "여러분이 국민의힘과 정부에 부족한 게 있다고 할 것 같다"며 "저도 인정한다. 저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제가 바꾸고 있지 않나. 제가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저를 믿어달라"고 덧붙였다.
그는 "어떤 정부든 완벽하게 국민 마음에 들 순 없을 것이다. 우리 정부도 부족한 게 많다"며 "그런데 중요한 차이는 여러분의 지적에 반응하고 반성하고 고치려고 하느냐, 아니냐다"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또 야권을 겨냥해 "저 사람들이 200석으로 뭘 하겠다는 것이냐. 그냥 권력을 바꾸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 체제를 바꾸고 대한민국 헌법에서 '자유'라는 말을 떼내겠다는 것"이라며 "여러분은 그걸 허락할 것이냐"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 사람들의 말도 안 되는 개헌을, '자유'를 떼어낸 민주주의를 만드는 개헌을 저지해달라. 막기 위해 국민의힘을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한 위원장과 같이 유세에 나선 성남 분당을 김은혜 후보도 "국민의힘이 반성한다. 우리가 무기력했고, 국민에게 어깨를 내어드리지 못했다"며 "저 김은혜가 대신 반성한다. 이제 정신 차리겠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을 후보인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페이스북에 "무거운 마음으로 국민의힘을 돌아보게 된다. 한참 많이 부족했다"며 "국민의 실망과 질타를 적극적으로 정부에 전달하고, 변화를 주도하는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다"고 썼다.
그는 "그러나 이대로, 극한의 갈등과 대립을 예고하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 22대 국회를 통째로 넘길 수는 없다"며 "국민의힘도 참 못났지만,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위험하다. 그들이 국회를 장악하면 나라가 또 혼돈의 수렁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께 간곡히 부탁드린다. 최소한의 힘만이라도 허락해주셨으면 한다"며 "국민이 우리 정치의 현명한 균형추가 돼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릴 뿐"이라고 했다. 또 "용감하게 쓴소리하겠다"며 "제2의 이종섭 대사 문제는 앞으로 없을 것이다. 국민의힘이 앞장서서 막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인천 동·미추홀을 후보인 윤상현 인천 권역 선대위원장도 페이스북 글에서 "민심이 매섭다. 정권교체를 염원한 국민들의 실망이 큰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문재인 정권의 잘못된 국정 방향과 정책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방식과 태도 때문에 화가 난 것도 잘 안다. 오기와 오만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가 부족했다. 국민 여러분께 엎드려 용서를 구한다. 당도 정부에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깊이 반성한다"며 "이제 바뀌겠다. 민심 따르는 당 만들겠다. 대통령도 민심 따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윤 위원장은 "하지만 여당이 밉다고 해서 범죄자 연대에 국회를 맡겨선 안 된다. 국회가 범죄인 피난처가 되고 복수의 무대로 악용돼선 안 된다"며 "의회 독재로 정부가 아무 일도 못 하게 할 것이다. 다시 한번만 기회를 달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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