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4개월 가까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외신이 김씨가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까봐 나서지 않는다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다.
2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한국 영부인,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주목을 피하고 있다(South Korea's first lady avoids limelight ahead of high-stakes election)"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로이터 "김건희 은신은 부정적 여론 차단하기 위한 정치적 결정"
로이터통신은 "주가 조작과 고가의 핸드백 선물 논란에 휩싸인 한국의 영부인은 12월 15일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며 "이번 달에 중요한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는 만큼 그러한 은신에 놀라움을 표하는 시민은 극히 드물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여당인 국민의힘이 국회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공직을 맡고 있어 선거운동이 금지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15일 네덜란드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전례 없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건 여당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차단하기 위한 정치적 결정으로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고 해석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로이터통신에 "영부인이 대중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 기간(선거 기간) 동안 침묵하는 것이 오히려 (국민의힘의) 선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김씨가 다시 나타나면 스캔들뿐만 아니라 대중 앞에 좋지 않은 이미지가 보여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이 사안에 대해 대통령실은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김건희는 윤석열 대통령 인기에 걸림돌"
로이터통신은 "2022년 윤 대통령의 선거를 앞두고 김씨가 주가 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한 국회에서 특검 수사 법안을 통과시켰다"며 "하지만 윤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씨는 1월에 숨겨진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에서 디올 백을 선물로 받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다시 논란에 휩싸였고, 이는 국민의힘에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행동이었다"면서 김씨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언급했다.
강현숙(65)씨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 문제가 끝나고 나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며 "그게 김씨를 둘러싼 패턴이었다. 그러다 지난 4개월 동안 김씨가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지면서 비교적 조용해졌다"고 말했다.
박채운(20)씨 또한 이 매체에 김씨를 둘러싼 논란을 언급하며 "도가 지나쳤다"고 비판하며 "김씨가 숨지 말고 사과를 하거나 책임지는 자세로 문제에 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매체는 "동물권 옹호 활동을 해온 김 씨는 개고기 식용을 막기 위한 활동으로 인지도를 높였고 한국에서 개고기 식용을 금지하려는 움직임에 힘을 보탰다"며 "그럼에도 김씨는 윤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월에도 김건희씨의 명품백 수수 논란을 보도하면서 "4월 총선에서 국회 과반수 의석을 되찾으려는 여당의 노력에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